박찬대 더불어민주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재의 요구한 '채상병특검법'(순직 해병 진상규명 방해 및 사건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법) 재표결이 부결되자 "첫 출발부터 대통령 부부 허수아비를 자처하는 것을 보니 한동훈 체제의 싹수도 노랗다"고 26일 밝혔다. 보다 강화된 내용의 특검법을 재발의하겠다고도 했다.
박 직무대행은 이날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의힘이 해병대원 특검법 처리를 또다시 발목 잡았다. 순직 해병의 억울한 죽음과 수사 외압의 진실을 명명백백하게 밝히라는 주권자의 명령에 정면 도전한 것"이라며 "국민의 뜻을 외면하고 유족의 가슴에 대못을 박더라도 대통령 부부만 방탄하면 그만이라는 것인가. 이럴 거면 당명을 아예 '방탄의 힘'으로 바꾸라"고 헀다.
박 직무대행은 "민심 동행을 운운하던 한동훈 대표의 공약도 새빨간 거짓말이었다. 첫 출발부터 용산 해바라기, 대통령 부부 허수아비를 자처하는 것을 보니 한동훈 체제의 싹수도 노랗다"면서 "민주당은 보다 강화된 해병대원 특검법을 즉각 발의하겠다. 진실의 문이 열릴 때까지 열 번이고 백 번이고 두드리고 또 두드리겠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이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해 국회로 돌아온 채상병특검법은 전날 재의 표결에서 부결돼 자동 폐기됐다. 무기명 투표 결과 이 법은 재석 의원 299명 중 찬성 194명, 반대 104명, 무효 1명으로 부결됐다. 거부권 행사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다시 통과하기 위해선 재적 의원(300명) 과반 출석에 출석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 재표결을 거쳐 폐기된 것은 지난 5월 28일에 이어 두 번째다. 당시 채상병 특검법은 21대 국회 임기 말이던 지난 5월 2일 야당이 본회의에서 단독 처리했고, 이후 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재표결에 부쳐졌었다. 이후 민주당은 22대 국회에서 '당론 1호' 법안으로 채상병 특검법을 재발의했고, 해당 법안은 지난 4일 국회 본회의에서 야당 주도로 통과됐다.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은 지난 9일 다시 거부권을 행사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