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중심부에 위치한 박물관인 그랑 팔레(Grand Palais)는 1900년 만국박람회를 위해 지어진 파리를 대표하는 명소다. 그 역사적 의미에 걸맞게 1974년엔 인상파 탄생 100주년을 기념한 대규모 전시가 열렸고, 2000년대 들어선 럭셔리 브랜드 샤넬이 컬렉션을 선보이는 ‘샤넬쇼 본거지’로 쓰이고 있다. 오는 27일 개막하는 ‘2024 파리 올림픽’에선 태권도와 펜싱 경기가 열릴 예정이다.
지금 그랑 팔레는 올림픽 경기뿐 아니라 독특한 미래지향적 예술 전시로도 주목 받는다. 26일부터 다음 달 25일까지 열리는 한국 미디어아트 전시 ‘디코딩 코리아(Decoding Korea)’다. ‘미디어아트 창시자’인 백남준을 비롯해 한국을 대표하는 미디어아트 작가 11명의 작품 18점이 소개됐다. 현대 한국사회의 복잡하고 다면적인 특성을 보여주는 프로젝션 매핑부터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첨단 기술이 투영된 신개념 예술을 경험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문화체육관광부가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 문화예술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해 기획했다. 지난 25일 개막식에선 장미란 문체부 제2차관이 현장을 찾아 권하윤, 이이남, 정연두 등 전시 참여 작가들과 만났다.
문체부에 따르면 이날 도미니크 롤랑 엉기엉 레 방(Centre Des Arts d’Enghien-les-Bains) 아트센터 관장, 에릭 르페브르 세르누치 박물관(Cernuschi Museum) 관장, 크리스티옹 브리엉 퐁피두 센터 수석 큐레이터 등 프랑스 미술계를 주름잡는 인사 300여 명이 참석해 한국미술에 대한 현지의 높은 관심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시는 휴무일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될 예정이라 올림픽 경기 관람객을 포함해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장미란 차관은 “‘디코딩 코리아’ 전시 관람을 통해 K팝과 영화 등 대중문화 콘텐츠로 접했던 한국 사회를 좀 더 입체적으로 이해하길 바란다”며 “미디어아트의 선구자 백남준 작가는 서로 다른 사람들을 소통하게 하는 강력한 매체로 스포츠와 예술을 꼽았다. 전 세계가 올림픽으로 하나가 되는 시점에 한국미술이 전하는 메시지를 통해 한국과 세계가 연결되고 소통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예술과 스포츠의 조화를 내세운 ‘문화 올림픽’을 표방한 이번 파리 올림픽을 맞아 ‘디코딩 코리아’를 비롯해 한국의 문화·예술을 알리는 이벤트가 펼쳐진다. 지난 5월부터 파리와 아비뇽, 낭트 등 프랑스 전역에서 한국 문화를 집중 소개하는 프로젝트인 ‘코리아시즌’의 일환이다.
국립현대무용단은 지난 23일 파리 13구 극장에서 한국 현대무용 ‘정글’을 선보였고, 국립발레단은 오는 28일과 29일 양일간 파리 7구에 위치한 ‘메종 드라 쉬미(Maison de la chemie) 대극장에서 스페셜 갈라 공연을 펼친다.
유승목 기자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