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는 어딜 가도 한국인을 어렵지 않게 만날 수 있다. 혹자는 해외여행 간 기분을 극대화하기 위해 일부러 한국인 투숙객의 비중이 높지 않은 숙소를 고르기도 한다.
‘르네상스 호이안 리조트&스파’는 이런 여행객에게 보석 같은 리조트다. 스위트룸 포함, 총 193개의 일반 호텔 객실과 25개의 프라이빗 빌라를 보유하고 있는 이곳은 앞서 소개한 ‘다낭 메리어트 리조트&스파, 논 누옥 비치 빌라’에 묵는 대다수의 투숙객이 한국인인 것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한국인의 비중이 높지 않은 편이다.
이런 특징은 리조트가 자리 잡고 있는 호이안의 특성과도 연관이 있다. 다낭은 일주일 정도 리조트에서의 휴양을 즐기러 온 한국인이 80~90%인 반면, 호이안은 장기간의 바캉스를 즐기러 온 서양인 여행객의 비중이 높다. 동서양의 문화가 조화롭게 어우러진 호이안의 이국적인 분위기와 시골 마을의 고즈넉함을 느끼기 위해 한 달 살기를 하는 이들도 많다.
투본강이 유유히 흐르는 호이안 올드타운과도 차로 20분 거리다. 올드타운은 중국과 일본, 베트남의 분위기를 한 스푼씩 담아 섞은 듯하다. 중국의 어느 동네 같기도 하고 동화 속 주인공이 사는 마을 같기도 한 이곳은 16세기와 17세기 해상무역의 중심지였다.
일본, 중국, 포르투갈, 스페인, 네덜란드 등에서 넘어온 상인들이 마을을 형성하고 정착하면서 서구적이면서도 동양적인 풍경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18세기 저택의 모습을 보존한 ‘떤끼 고택’과 광둥성 출신 화교들의 회관 ‘광둥회관’ 등 명소는 물론이고 호이안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카페와 음식점이 많아 늘 여행객들로 붐빈다.
작은 다리를 통해 투본강을 건너면 야시장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살펴볼 만한 관광지와 갤러리, 리넨 의류나 크록스 등을 판매하는 상점이 많아 여유롭게 골목마다 이리저리 다녀볼 것을 추천한다.
호텔 내에서 즐길 수 있는 액티비티도 다양하다. 요일별로 수영, 요가, 댄스, 그림 그리기, 공예 수업 등 다양한 활동을 골라 들을 수 있다. 특히 쿠킹클래스는 리조트에 묵는 동안 한 번쯤 꼭 경험할 만하다. 야외 오픈 키친에서 셰프의 진행에 따라 망고샐러드와 닭고기 볶음, 와플 등을 직접 만든 후 바다를 마주 보고 앉아 바로 시식할 수 있다.
바다 근처에 의자와 테이블 몇 개만 두었어도 바다 풍광을 사이드 메뉴 삼아 먹다 보면 근사한 레스토랑에 온 듯하다. 이 리조트는 특히 스태프의 고객친화적인 마인드가 돋보인다. 사실 리조트의 모든 직원이 친절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단순히 친절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과 투숙객을 나의 가족, 나의 친구라는 마음으로 대하는 것에는 차이가 있다.
쿠킹클래스 역시 단순히 요리하는 방법을 배운다기보다는 향신료와 음식 재료 등 요리에 대한 이야기를 셰프와 소통하며 즐거운 추억을 쌓을 수 있어 더 매력적이다.
베트남의 진 브랜드 레이디 찌에우(Lady Trieu)를 넣어 만든 진토닉과 4개의 요리가 제공된다. 레이디 찌에우 진은 메콩 델타(MEKONG DELTA), 달랏(DALAT), 호이안(HOIAN), 사파(SAFA) 등 베트남 유명 지명에서 이름을 따 왔으며, 각기 다른 향이 특징이다.
알코올 없이는 그 어떤 화려한 진수성찬도 성에 차지 않는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하는 이 식사는 다진 돼지고기를 미트볼처럼 만들어 직화로 구운 요리를 시작으로, 셰프의 할머니에게서 전수한 소스를 발라 숯불에 구운 소고기, 짬섬(Cham island)에서 잡은 해산물 구이와 그릴에 구운 치킨 등 베트남 로컬푸드를 르네상스의 느낌으로 재해석한 요리에 어울리는 진 토닉과 함께 제공된다.
대가족이 놀러온 경우, 식사 때마다 이동하는 것도 일이다. 특히 거동이 불편한 부모님을 모시고 왔다면 호텔 내에서 끼니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머물고 있는 객실 내에서 밥을 먹을 수 있다면 더할나위 없이 좋다. 이 리조트는 인 룸 다이닝 서비스를 제공한다. 조식은 물론 바베큐 디너까지 빌라동에 앉아만 있으면 스태프들이 방문해 모든 식기와 집기를 세팅해주고 조리까지 해 준다.
강은영 한경매거진 기자 qboo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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