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전기차 지각생' 도요타가 살아남을 전략은

입력 2024-07-26 17:13   수정 2024-07-27 00:49

도요타는 전기차(EV) 지각생이다. 현대차가 ‘아이오닉’, 벤츠가 ‘EQ’ 등의 브랜드로 전기차에 사활을 거는 동안 도요타는 눈에 띄는 전기차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2022년 도요타가 야심 차게 출시한 전기차 ‘bZ4X’는 낮은 성능에 주행 중 바퀴가 빠지는 결함으로 비웃음을 받았다. 도요타는 과거의 기업이 될까. <토요타 EV 전쟁>은 그 해답을 찾아 나선다. 저자는 30년 경력의 일본 자동차 애널리스트다. 그는 애정과 걱정을 함께 담아 도요타 전기차 전략을 분석한다.

도요타의 전동화 전략은 ‘멀티 패스웨이(전방위)’다. 다른 기업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만들기 바쁜데, 도요타는 하이브리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 수소차 등 여러 전략을 동시에 추구한다. 이해 못 할 것은 아니다. 도요타 하이브리드 기술은 세계 최고다. ‘프리우스’ 등 하이브리드 차량은 여전히 판매가 늘고 있다.

하지만 함정이 있다. “양쪽에 대한 지속적 투자는 이중 투자로 효율도 나쁘고, 재무적 압박도 무거우며, 장차 과거의 유산으로 전락할 하이브리드 사업 기반을 전기차로 전환할 때 레거시 비용도 들어간다.” 전기차로의 전환이 느리다면 도요타 방식이 유리하다. 반대로 전기차 시대가 빠르게 열리면 도요타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

조직 구조를 너무 평등하게 바꾼 점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조직 전반의 기획·전략 기능, 과제 장악력이 약해졌다는 것이다. “축구에 비유하면 감독과 수석코치는 있어도 경기 중의 패스 방식이나 필드 내 이동 시스템을 지휘할 주장이 도요타에 없다.”

저자는 ‘도전자 정신’을 강조한다. 1990년대만 해도 일본 기업은 도전자였다. 도전자는 전통에 얽매이지 않는다. 지금 미국 테슬라와 중국 BYD가 그렇게 하고 있다. 설계를 이렇게 저렇게 바꿔보면서 차를 만든다. 완성도가 떨어진다는 말을 듣지만 시행착오를 통해 빠르게 품질과 성능을 개선한다. 전기차는 아직 완성형이 없는 제품이기 때문에 이런 방식이 중요하다.

도요타가 직면한 현실은 전통 자동차 회사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누가 읽어도 좋다. 한국 자동차 회사들도 참고해볼 만하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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