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돌려받기 전엔 못 가요"…티몬 사옥 앞 기약없는 기다림 [현장+]

입력 2024-07-26 21:00  


26일 오후 1시께 서울 강남구 신사동 티몬 사옥 앞. 이날 새벽부터 환불 절차가 개시됐다는 소식에 달려온 고객들로 북적였다. 이들은 뙤약볕과 소나기가 반복되는 오락가락 날씨 속에 자신의 차례를 하염없이 기다리고 있었다.

이날 오후 일기예보 애플리케이션(앱)에는 체감온도가 40도에 달한다고 표시될 정도로 습하고 무더운 날씨가 계속됐지만, 햇볕을 피할 방법은 챙겨온 우산뿐이었다. 사옥 주변으로 길게 늘어선 줄에도 이들에게까지 와서 환불 절차 진행 상황을 알려주는 직원은 보이지 않았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면서 고객들 사이에선 티몬 측으로부터 받아야 하는 금액 얘기가 오고갔다. A씨는 "다음주 가족 4명이 여행을 가려 400만원가량 들였는데 현장에 와야만 환불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달려왔다"고 말했다. 그 옆에 있던 B씨는 "그나마 제주도라서 비용이 100만원을 넘지 않지만 오늘 아니면 못 받을 것 같아 불안하다"고 말했다.


대기 줄은 시간이 갈수록 계속 늘어났다. 환불 절차 개시 소식이 전해지면서 지방에서부터 달려온 고객들이 합세하면서다. 의정부에서 왔다는 C씨는 "누가 나와서 (환불 절차를) 알려주는 사람도 없다. 옆에서 QR 찍었냐는 말 들었는데 어디서 하는 건지 아무도 알려주질 않는다"고 불만을 털어놨다.

이날 신사동에는 비가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하면서 기다리는 이들을 더 지치게 했다. 인근 주민들도 "조금만 옆으로 가 달라", "통행로는 막지 말아달라"며 호소했다. 비가 내릴 때 본사 앞 지하주차장으로 피해 있던 고객들과 경찰, 취재진은 자동차 경적에 피했다가 다시 안으로 들어오기를 반복했다. 한 입주민은 "사람 사는 곳이다. 방해는 하면 안 되는 것 아니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뒤늦게 온 사람들과 줄 위치를 놓고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고성이 터지자 경찰은 안전을 위해 서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해 달라고 당부했다.


오후 4시께 또 한 차례 강한 비가 내리면서 환불 절차를 기더리던 이가 빗길에 넘어졌다. 대기 중이던 구급대원들이 바로 출동해 사고를 수습했지만 약 5분 뒤 같은 장소에서 또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자 경찰은 폴리스라인을 치고 통제했다.

티몬은 이날 오전부터 환불 신청을 계속 받고 있다. 인근에는 접수하려는 고객들과 환불 신청을 완료했음에도 끝까지 돈을 받아내야겠다는 고객들이 섞여 북새통을 이뤘다. 대기 인원은 2500명 정도로 추산된다. 티몬은 이날 30억원 규모 환불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이다.

신용현 한경닷컴 기자 yong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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