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에서 지켜야 할 기본 규칙 중 하나는 '물 안에서 소변을 봐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올림픽에 출전하기 위해 모인 세계 최고의 수영 선수들의 경우 이를 지키지 않는다는 내용의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올림픽에 출전한 모든 수영 선수가 경기가 치러지는 파리 라데팡스 아레나의 수영장 안에서 소변을 볼 것"이라며 "이는 올림픽 경기의 '가장 지저분한 비밀'"이라고 보도했다.
실제 올림픽 출전 경험이 있는 많은 선수가 수영장에서 '실례'를 한 경험을 고백했다. 2016년 리우 올림픽 평영 금메달리스트로 이번이 세 번째 올림픽 출전인 릴리 킹(미국)은 "나는 아마 (경기했던) 모든 수영장에서 소변을 봤을 것이다. 원래 그렇다"고 했다.
WSJ에 따르면 선수들이 수영장 안에서만 소변을 보는 것이 아니라고 한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미국 대표로 출전한 케이티 호프는 세계선수권대회 경기 전에 옆에서 같이 대기하던 동료 선수가 바닥에 소변을 본 것을 본 적이 있다.
호프는 "말 그대로 다리를 타고 흘러 내려와 바닥에 고였다"며 "(선수가 아닌) 외부인들에게는 역겨울 수 있지만 (수영장 물 안에) 염소가 아주 많이 들어 있어 별 생각 없이 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보통 수영 선수들은 경기에 나설 때 몸에 딱 붙어 근육을 압박하는 경기용 수영복을 입는다. 이는 물속 저항력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지만 압박이 강해 입고 벗기가 쉽지 않다. 문제는 이들이 경기 직전까지 수분을 섭취해야 한다는 것이다.
수시로 물을 마셔 화장실도 자주 가야 하는데 경기용 수영복은 입는 데 길게는 20분도 걸린다는 설명. 이 때문에 화장실에 갔다 와서 수영복을 다시 입느라 시간과 힘을 허비하기보다는 "그냥 입고 해결하는 경우가 많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수영하면서 동시에 일을 보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사람이 가까이 있을 때는 소변을 보지 않는 등 '암묵적 규칙’이 존재한다고 WSJ는 전했다. 이 매체는 "(선수들은) 수영장 수질과 관련해 전문가가 염소 농도를 수시로 조절한다고 생각해 괜찮을 것이라고 여긴다"고 덧붙였다.
미국 올림픽 대표 선발전이 열린 수영장의 수질 관리를 담당했다는 브라이언 스피어는 WSJ에 "9일간의 선발전 동안 선수 1000명이 출전했던 수영장의 물을 깨끗하게 유지하기 위해 끊임없이 수소이온 농도 지수(pH)와 염소 수준을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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