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이 한국과 미국의 미국 핵 자산 관련 공동 계획에 우려한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러시아의 스푸트니크·타스 통신에 따르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날 라오스 비엔티안에서 열린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 참석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우려되는 점은 최근 미국이 한국과 공동 핵 계획에 대해 합의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 우리는 이 합의가 무엇을 뜻하는지 설명조차 듣지 못했지만, 이는 추가적인 불안을 초래할 것이라는 점을 의심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날 중으로 라브로프 장관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회담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조 장관 측이 회담을 요청했다면서 "그가 아마 할 말이 있어서 회의를 요청했을 것이기 때문에 나는 그의 말을 들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내 쪽에서는 한국이 점점 더 깊이 (미국에) 끌려들어 가고 있는 현 상황에 대한 우리의 평가를 공개적으로 전달할 것"이라며 "이는 다른 무엇보다도 북한을 고립시키고 벌을 주려는 목적을 가진 미국의 한반도 책략 탓"이라고 지적했다.
지난 11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워싱턴DC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자 회담을 열었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한미 한반도 핵억제 핵작전 지침'(이하 공동지침)을 채택했다. 공동지침에는 미국 핵 자산에 한반도 임무를 전시는 물론 평시에도 배정해두는 내용이 담겨있다.
한미 양국은 이를 통해 미 핵전력이 한반도에 상시 배치되는 수준으로 미국 전략자산 전개의 빈도와 강도를 확대하고, 미 전략자산과 연계해 한미 핵·재래식 통합(CNI) 훈련을 시행하기로 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