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의 매수심리가 살아나고 있습니다. 각종 통계에서도 매수심리 회복세를 엿볼 수 있지만, 현장의 개업중개사들이 피부로 느끼는 시장의 상황은 그보다 한층 뜨겁습니다.
정부나 각종 부동산 정보업체에서 발표하는 데이터는 집계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대부분 2~3개월 전의 시장 상황을 나타냅니다.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자는 통계가 집계되기 이전에 마음을 굳히고 임장에 나서기에 통계로 인한 시차보다도 훨씬 이전에 매수하겠다는 의사결정을 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택은 소비자의 관여도가 높은 대표적인 ‘고관여 상품’입니다. 고관여 상품은 대개 고가이거나, 선택의 과정이 복잡하거나,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제품들입니다. 따라서 현재 발표되는 통계는 올해 3월이나 4월께 주택 수요자의 의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매수심리를 엿볼 수 있는 통계지표도 많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의 ‘매매수급지수’가 대표적인 지표입니다. 7월 넷째 주(22일 기준) 서울 아파트의 매매수급지수는 103.7로 전주(102.8)보다 높아졌습니다. 기준선 100을 중심으로 높으면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더 많다는 의미입니다. 서울의 경우 올해 7월 1일 100을 넘어선 이후 계속 상승 중입니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가 포함된 동남권은 이미 105.4입니다.
매매수급지수를 비롯한 주택시장의 다양한 통계를 만들어내는 주체는 개업공인중개사인 경우가 많습니다. 개별 공인중개사들이 영업하는 지역이 다르다 보니 다수 공인중개사들의 의견을 들어서 지수를 만들게 됩니다. 하지만 많은 지점을 가지고 있는 중개법인이라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그 중개법인의 영업활동에서 발생하는 통계만 모아도 현장의 상황을 비교적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수도권에 위치한 우대빵부동산 지점들이 집계한 통계를 바탕으로 현재 주택시장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 살펴보겠습니다. 매매와 전세 그리고 월세를 구하는 고객 비율을 파악해보면 1월에 비해 매매 고객이 늘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47.4%였던 매매 고객 비중은 64%까지 증가했습니다.
반면 전세 고객 비중은 38.8%에서 28.4%로 줄었습니다. 최근 전세 거래가 급감하고 매매가 늘어난 통계가 나타나고 있는데, 향후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많게는 두 배나 벌어졌던 매도자와 매수자의 비중이 7월 들어 거의 비슷하게 나오는 점 또한 이런 추세를 뒷받침합니다.
매수 고객 가운데 갭투자를 원하는 경우도 6개월 만에 3배나 늘었습니다. 여전히 실거주 비중이 압도적으로 많지만, 똘똘한 한 채를 바라는 매수자들이 갭투자를 원하는 비중이 1월 6.5%에서 7월 현재 15.4%로 늘었습니다. 갭투자는 앞으로 주택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할 때 이뤄집니다.
전세 거주자가 있는 경우 매매를 하는데 제약이 많기에 최대 4년 후에도 주택시장이 상승 국면에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없다면 갭투자는 늘어나기 어렵습니다. 갭투자를 원하는 매수자가 꾸준히 증가한다는 사실은 향후 주택시장을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매수심리가 살아나고 있다는 증거는 여러 곳에서 발견됩니다. 고장 난 시계처럼 한번은 맞을 것이라는 기대에 계속 하락을 이야기하는 유튜버의 영상을 보면서 심리적 안정을 취하기보다는 지금 바로 현장을 방문하여 주택시장이 현재 어떤 상황인지를 파악해보는 것이 더 가치 있는 일이라고 보입니다. 통계지표도 좋아지고 현장의 심리마저 좋아지는 지금 무주택자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한경닷컴 The Moneyist> 심형석 우대빵연구소 소장·美IAU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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