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만찬에 '여장 남자'가 웬 말"…가톨릭계 '발끈' [2024 파리올림픽]

입력 2024-07-28 12:18   수정 2024-07-28 13:02


2024 파리올림픽 개회식에서 '포용성'을 강조하려 했던 '최후의 만찬' 패러디가 뭇매를 맞고 있다. 종교계를 중심으로 '조롱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면서다.

26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센강에서 열린 올림픽 개회식에서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명화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공연 장면이 있었다.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은 예수가 체포되어 죽음을 맞이하기 전 마지막으로 사도들과 저녁 식사를 하는 장면을 묘사한 그림이다. 이날 개회식 공연에서는 긴 식탁 앞에 푸른 옷을 입은 여성 주위로 여장 남자(드래그퀸) 공연자들이 모여 서 있는 모습으로 이 그림이 패러디됐다.

유머와 풍자, 다양성 등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보이지만, 종교계에서는 '감수성이 지나치게 부족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소셜미디어(SNS) 및 방송 활동으로 인지도가 높은 '스타' 종교인이자 미네소타주 위노나·로체스터 교구장인 로버트 배런 주교는 이날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동영상을 올려 이 장면을 비판하고 나섰다.

배런 주교는 "최후의 만찬에 대한, 이 역겨운 조롱 외에 내가 볼 수 있는 것은 무엇이냐"며 "역겹고 경박한 조롱"이라고 날을 세웠다. 그는 이러한 풍자는 서방의 기독교가 너무 수동적이고 약한 대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라면서 "우리 기독교인과 가톨릭 신자들은 저항해야 한다. 우리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림픽 주최국인 프랑스의 가톨릭계도 유감을 드러냈다. 독일 DPA 통신에 따르면 프랑스 주교회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올림픽 개회식에 "불행하게도 기독교에 대한 조롱과 조소의 장면들이 포함되어 있었다"면서 "이에 대해 우리는 깊은 유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프랑스의 보수 공화당원인 발레리 보이어 상원의원도 해당 장면이 "기독교인들을 조롱하는 것을 목표로 한 우리 역사의 장면"이라고 비판했다.

독일 주교회도 파리 올림픽 개회식이 "인상적인 개회식"이었다면서도 "'퀴어(성소수자) 성찬식'은 최악의 장면이었으며 완전히 불필요했다"고 비판했다.

올림픽 조직위는 개회식의 의도는 생각할 만한 화두를 던져주는 것이었다며 개회식을 담당한 예술 감독의 의도를 존중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회식 예술 감독을 맡은 배우 겸 예술 디렉터 토마 졸리는 해당 장면의 의도는 "결코 공분을 불러일으키려는 것이 아니었다"면서 포용성을 강조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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