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태영 오스코텍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포스트 렉라자를 탄생시키기 위한 연구개발(R&D) 방향을 재설정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사는 다음달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판매 허가를 앞두고 있는 유한양행의 폐암 신약 ‘렉라자’ 원개발사다.
오스코텍은 다음 신약 타깃을 새롭게 설정했다. 암세포를 찾아내 직접 죽이는 항암제 개발에서 한발 물러서 기존 항암제에 내성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약을 만들기로 전략을 바꿨다. 항암제가 1·2·3차 치료제가 있을 정도로 내성과 전이가 일상적이라는 점에 착안한 발상의 전환이다. 윤 대표는 “약효가 강한 항암제를 투약하는 건 정상 세포 입장에서 큰 스트레스”라며 “정상 세포가 항암제 스트레스로부터 살아남으려고 일을 벌이는데, 그 결과로 내성이나 전이가 생기고 기존 항암제가 듣지 않게 된다”고 설명했다.
정상 세포는 항암제 때문에 죽으면 특정 신호를 남기는데, 이 신호는 암세포가 기존 항암제에 저항성을 갖도록 하는 역할도 한다. 오스코텍은 정상 세포가 남기는 신호가 암세포에는 작동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냈다. 현재 개발 중인 후보물질 ‘OCT-598’의 작용기전이다. 윤 대표는 “올해 말 또는 내년 초 임상시험 계획을 허가당국에 낼 예정”이라고 했다.
오스코텍은 알츠하이머 치매약 개발에도 뛰어든다. 미국 바이오젠의 레켐비 등 FDA 허가를 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와는 작용기전이 다르다. 레켐비는 아밀로이드 베타 단백질을 없애는 기전이지만 오스코텍은 타우 단백질을 타깃으로 한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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