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니스장 들인 마트…'MZ 놀이터' 만든 백화점

입력 2024-07-28 18:41   수정 2024-07-29 01:13

상권 붕괴로 생사의 기로에 선 지방 유통사들은 변신을 꾀하고 있다. 백화점에서 쇼핑몰로 간판을 바꿔 달고 키즈카페, 테니스장 등 체험형 매장을 늘려 새로운 고객 유치에 나섰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은 올해 초 정준호 대표 직속으로 ‘중소형점 활성화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경기 침체와 인구 감소로 지방 중소형 점포 매출이 지속적으로 줄어들자 대구점 울산점 포항점 등 10개 점포의 개선 작업에 들어갔다.

TF의 권고에 따라 연매출 2000억원대 중하위권 점포인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지난 4월 3300㎡ 규모 초대형 키즈카페인 메티시티를 들였다. 메티시티 방문객은 개점 한 달 만에 2만 명을 넘어섰고 대구점 신규 고객도 한 달 새 35% 늘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키즈카페 고객이 유입되면서 아동·유아 상품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백화점을 복합쇼핑몰로 바꾼 사례도 있다. 현대백화점 부산점은 이달 초 영업을 중단하고 재단장 공사에 들어갔다. 백화점이던 이 점포는 오는 9월 도심형 복합쇼핑몰인 커넥트현대로 이름이 바뀐다. MZ세대에게 인기가 높은 브랜드를 유치해 소비자를 끌어모은다는 전략이다.

현대백화점은 2022년 말에도 현대백화점 대구점을 더현대대구로 리뉴얼해 성과를 냈다. 문화·예술 관련 시설 면적을 기존보다 네 배 확대하고 MZ세대 전문관, 팝업스토어 공간을 마련하는 등 ‘환골탈태’해 1년 만에 고객을 30% 늘렸다.

대형마트도 지방 점포를 꾸준히 리뉴얼하고 있다. 단순한 시설 개·보수에 그치지 않고 체험형 매장을 확대해 고객의 점포 체류 시간을 늘리는 것이 주된 목표다. 지난해 4월 새로 단장한 롯데마트 부산 동래점은 키즈카페와 유니클로, ABC마트 등을 입점시켰다. 인근에 대규모 신축 아파트가 들어서자 3040세대 젊은 부부를 겨냥해 매장을 리뉴얼했다. 새 단장 이후 1년간 동래점 매출은 20% 이상 늘었다는 게 롯데마트 측 설명이다. 롯데마트 울산 진장점은 최근 점포에 실내 테니스장을 입점시키기도 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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