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만 가면 치솟는 혈압 어쩌죠"…의사의 조언 [건강!톡]

입력 2024-07-29 09:31   수정 2024-07-29 09:45



60대 여성 A씨는 병원 고혈압 검사에서 2기 고혈압에 해당하는 170·100mmHg가 나왔다. 평소 혈압이 높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병원만 가면 혈압이 높아졌다. 의료진은 이 환자에게 집에서 매일 혈압을 측정하고 혈압일지를 작성하라고 했다. 이를 통해 평균 125·80mmHg로 심각하진 않다는 진단을 받았다.

병원만 가면 혈압이 높아지는 사람들이 있다. 낯선 환경에 대한 불안감 탓에 혈압이 상승하는 '가성 고혈압'이다. 주형준 고려대 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교수는 29일 "가정혈압측정은 고혈압 환자뿐 아니라 협심증, 심부전, 신장기능이 떨어진 환자들에게 필수"라며 "혈압 변화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정확한 평소혈압을 파악해 적절한 의학적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했다.

고혈압은 수축기 혈압과 이완기 혈압으로 구분된다. 두 수치 조합에 따라 고혈압 단계가 결정된다. 수축기 혈압 120mmHg 미만, 이완기 혈압 80mmHg 미만을 정상으로 본다. 140·90mmHg 미만은 고혈압 전단계, 160·100mmHg 미만은 1기 고혈압, 그 이상은 2기 고혈압이다. 가장 심각한 단계다.

고혈압이 계속되면 심근경색 등 심혈관 질환을 비롯해 뇌졸중, 신부전 등 전신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꾸준히 관리해야 한다.

평소 정상 혈압인 사람이 의료기관에서 측정할 때가 되면 일시적으로 혈압이 오르기도 한다. 긴장이나 스트레스 탓에 생기는 현상이다. 병원을 방문할 때만 혈압을 재면 정확한 상태를 확인하기 어렵다. 가정혈압 측정이 중요한 이유다.

가정혈압은 집에서 혈압을 정기적으로 측정하고 기록하는 것이다. 병원에서 1회성으로 측정하는 것과 달리 일상적인 혈압 변화를 더 정확하게 반영할 수 있다. 혈압 변화를 꾸준히 관찰하면 고혈압 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정확한 데이터를 얻게 돼 진단과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

집에서 혈압을 잴 땐 측정법이 중요하다. 안정된 상태를 유지하고 팔을 심장 높이까지 올린 뒤 혈압계 커프를 정확히 붙여야 한다. 항상 같은 시간대에 측정하고 최소 2회 이상 측정해 평균값을 기록하는 게 좋다.

이전엔 혈압일지를 직접 작성하고 확인하는 게 번거로웠다. 최근엔 혈압 결과를 모바일에 입력하거나 사진으로 찍으면 자동으로 기록하는 앱 등이 늘었다.

주 교수는 "수기로 작성할 땐 의료진이 가정혈압 수치를 파악해 분석하는 게 어려웠다"며 "앱을 활용하면 환자 맞춤형 혈압관리와 처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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