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의 국가 돌봄 체계는 연령·소득 등 조건에 맞는 특정 대상자만 지원하는 ‘선별주의’와 스스로 신청해야만 지원하는 ‘신청주의’를 채택해 필연적으로 소외된 시민을 만든다는 지적이 나온다. 광주시는 이를 넘어 ‘모든 인간은 근본적으로 돌봄을 요구한다’는 원칙에 따라 ‘광주다움 통합돌봄’ 체계를 마련했다.
한국사회복지학회 등 10여 개 학회는 광주다움 통합돌봄을 주제로 연구 활동을 펼쳤으며 올해도 한국사례관리학회 등 2개의 연구그룹이 광주를 찾을 계획이다. 지난해 12월에는 ‘제6회 광저우 국제도시혁신상’ 시상식에서 통합돌봄으로 최고상을 받았다.
광주시가 불러일으킨 사회적 돌봄에 대한 관심은 국내 최초의 돌봄기본법인 ‘지역 돌봄 통합지원법’을 마련하는 원동력이 됐다.
광주시는 돌봄을 개인이나 가족이 아니라 ‘사회의 책무’로 보고, 돌봄이 필요한 시민이면 누구나 당당한 권리로 돌봄을 받을 수 있도록 새로운 체계를 갖춰가고 있다.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돌봄이 필요할 때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본인이 아니라 이웃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돌봄콜’, 신청하지 않아도 찾아가 돌봄이 필요한지를 먼저 살피는 ‘의무방문’ 등을 하나의 체계로 완성했다.
광주시는 통합돌봄 시스템 완성을 위해 시-자치구 조직에 전담부서(담당 인력 44명)를 설치하고 96개 동에 케어 매니저 336명을 지정했다. 또 민간 돌봄서비스 기관 54곳(837명)을 선정했다. 경제적 여건으로 돌봄을 지원받지 못하는 사각지대 해소를 위해 시와 자치구가 협업해 2년간 지방비 209억원을 투입했다. 서비스 계획자인 행정과 제공자인 민간의 협업 체계를 원활히 운영하기 위해 모든 절차를 전산화한 정보 시스템도 지난해 7월 1일 개통했다.
광주사회서비스원 연구(2023)에 따르면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이용자의 우울감(3.61→3.12)과 돌봄 부담(4.00→3.62)을 개선했다. 또 삶의 만족도(2.68→3.11)를 높였으며 사회적 지지망에 대한 안정감(3.43→4.22)을 넓혀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2년 차를 맞은 광주다움 통합돌봄은 ‘개인 돌봄’을 넘어 ‘관계 돌봄’을 지향한다. 광주시는 찾아가는 돌봄 서비스를 통해 고립된 시민이 밖으로 나와 이웃과 만나고 가까운 이웃의 안부를 살피는 활동을 지원해 공동체 회복이라는 사회 변화로 이어지게 하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손옥수 복지건강국장은 “광주가 꿈꾸는 돌봄은 시민의 인간다운 권리를 찾아주는 것”이라며 “사람과 사람 사이 지속가능한 관계의 회복이 돌봄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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