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만드는 SW에 빠진 車·통신 업계

입력 2024-07-29 15:41   수정 2024-07-30 01:37

게임 흥행의 열쇠이던 게임엔진이 가상공간 구현의 핵심 기술로 떠올랐다. 디지털트윈 시장이 커지면서 통신, 자동차 등 각종 산업에서 게임엔진을 도입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백남준아트센터 특별전을 지난 5월 디지털트윈 공간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미국 에픽게임즈의 게임엔진인 언리얼엔진을 적용했다. 디지털트윈은 현실 세계를 가상 공간으로 동일하게 구현하는 기술을 말한다. KT는 에픽게임즈와 손잡고 지난해부터 ‘K-디지털트윈 워킹그룹’을 가동하고 있다. 메가존클라우드, DL이앤씨, 이지스, 하이브IM, 홍익대 등 국내 19개 기업과 기관이 참여한다.

KT가 게임엔진 업체와 협업하는 배경엔 클라우드사업을 키우려는 전략이 깔려 있다. KT 관계자는 “언리얼엔진 도입으로 섬세한 그래픽 표현이 가능해졌다”며 “여기에 클라우드 기술을 적용하면 고객사가 고사양 그래픽처리장치(GPU) 없이도 스트리밍 방식으로 3차원(3D) 콘텐츠를 개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유아 패션 브랜드인 아가방도 KT의 디지털트윈 서비스를 활용해 3D 쇼룸을 구현했다.

다른 산업에서도 게임엔진 사용이 흔해졌다. 차량용 디스플레이 크기가 커지고 있는 자동차산업이 그렇다. 일본 소니와 혼다 합작사인 소니혼다모빌리티는 지난 1월 ‘CES 2024’에서 “언리얼엔진 등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적용해 이용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 ‘디지털 놀이터’를 차량에서 제공하겠다”고 했다. 볼보도 전기차인 볼보 EX90에 언리얼엔진을 적용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는 건설 장비 관리에 쓰는 증강현실(AR) 앱에 게임엔진을 도입했다.

게임엔진 시장의 선두주자는 언리얼엔진 보유사인 에픽게임즈와 유니티엔진을 개발한 미국 유니티다. 언리얼은 3D에, 유니티는 2D에 강하다는 평가다. 펄어비스 등 일부 게임사는 독자 기술력을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직접 게임엔진을 개발해 쓴다.

개발 중이던 게임을 새 엔진으로 바꾸는 경우도 있다. 이는 기존 결과물을 일일이 이식해야 해 게임을 아예 새로 만드는 수준의 품이 든다. 넥슨이 게임 ‘퍼스트 디센던트’를 개발하던 중 언리얼엔진 버전을 교체한 사례가 그랬다. 이범준 넥슨게임즈 PD는 엔진 교체를 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의사결정으로 꼽으며 “힘들었지만 잘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섬세한 그래픽이 호평받으며 이 게임은 출시 다음날인 지난 3일 PC게임 플랫폼 스팀에서 매출 1위에 올랐다. 넥슨은 2004년 출시작인 ‘마비노기’를 언리얼엔진5로 교체하는 작업도 하고 있다. 게임 수명을 늘리려는 조치다. 엔씨소프트가 오는 9월 해외에 출시하는 ‘쓰론앤리버티’, 스마일게이트가 개발 중인 ‘로스트아크 모바일’, 카카오게임즈가 올 하반기 선보일 ‘발할라 서바이벌’ 등도 같은 엔진을 쓴다.

정보기술(IT)업계 관계자는 “AR, VR산업 등이 주목받으면서 게임엔진 수요는 더 커질 것”이라며 “엔비디아 GPU가 게임에서 인공지능(AI)으로 주 무대를 바꾼 것과 비슷한 상황이 게임엔진 시장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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