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리언트의 결핵 신약 '텔라세벡' 임상 시작…1억달러 PRV 수령 시점 가시화

입력 2024-07-30 08:29   수정 2024-07-30 14:07

큐리언트가 기술이전한 결핵 및 부룰리궤양 신약 '텔라세백'의 호주 임상이 시작되면서 1000억원 이상 가치를 갖는 우선심사권(PRV) 확보 시점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29일(현지시간) 텔라세벡의 호주 임상을 진행하는 의료기관 바원헬스는 브룰리궤양 환자를 대상으로 텔라세벡의 효능을 확인하기 위한 임상 2상 시험에서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바원헬스는 부룰리궤양 환자 40명을 대상으로 텔라세벡을 4주간 투여하고 52주차에 치료 효능을 확인하는 허가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임상기간은 약 2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부룰리궤양은 특정 박테리아(Mycobacterium ulcerans)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피부 속 세포와 모세혈관, 피하지방을 파괴해 심각한 궤양과 피부 손상을 일으킨다. 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에이즈, 말라리아와 더불어 대표적인 감염병이다.

기존의 항생제는 치료 시간이 수개월로 오래 걸리고 여러 항생제를 함께 처방해 부작용 발생률이 높다는 한계가 있다. 텔라세벡은 안전하면서도 부룰리궤양 치료 기간을 2~4주로 단축시킬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니얼 오브라이언 바원 헬스 감염병부서 교수는 "텔라세벡이 부룰리궤양 환자 표준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결핵과 한센병 치료에도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2026년경 PRV 수령 기대

텔라세벡은 지난해 2월 큐리언트가 결핵치료제 개발 전문 국제기구인 TB얼라이언스에 기술이전한 물질이다. TB얼라이언스는 비영리단체이기 때문에 큐리언트는 계약금와 마일스톤을 수령하는 대신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시 발급되는 PRV를 받기로 계약했다. 제품 판매 시 수익에 따른 로열티도 지급된다.

PRV는 열대소외질환 등의 치료제 개발을 독려하기 위해 FDA가 제공하는 인센티브 제도다. PRV를 사용하면 보통 1년 이상 소요되는 신약 승인 검토 기간을 절반으로 단축할 수 있다. 다국적 제약사 등에 높은 값으로 판매가 가능한데 최근 시세는 1억달러(약 1300억원) 수준으로 형성돼 있다.

남 대표는 "그간 PRV는 대부분 희귀소아질환을 대상으로 발급됐는데 이 제도가 2026년 9월 이후 폐기되면서 PRV의 가치는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고 했다. 시장에서는 2026년경 PRV의 가치는 2억~3억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텔라세벡의 임상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큐리언트의 PRV 수령 시점도 윤곽이 나오고 있다. 2018년 FDA로부터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받은 텔라세벡은 임상 2상 전후로 조건부 허가가 가능할 전망이다. 큐리언트 측은 2026년경 PRV를 수령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영애 기자 0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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