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주가가 침체했던 코로나19 관련주들이 들썩이고 있다. 잠잠했던 코로나19 확산세가 최근 부쩍 커진 영향에서다. 일각에선 실체보다 기대 영향이 큰 테마주식 투자엔 유의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백신기업 셀리드는 4830원에 장을 마감했다. 오전 한때 주가가 전 거래일 대비 27% 치솟았으나 오후 중 하락 전환해 전일대비 3.59% 낮은 주가에 거래됐다. 지난 23일부터 26일까지 4거래일 연속 가격제한폭까지 오른 이후 첫 하락 마감이다. 이 종목의 지난 5거래일간 상승폭은 176.79%에 달한다. 셀리드는 코로나19 백신을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다. 최근 미국과 러시아에서 코로나19 백신에 적용된 자사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플랫폼 기술 특허 등록이 결정됐다는 발표에 '4연상'을 쳤다.
진단기기 관련 기업도 최근 주가가 오름세다. 씨젠은 2.07% 오른 2만215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5거래일간 3.75% 올랐다. 같은 기간 수젠텍은 21.11%, 휴마시스는 11.14%, 랩지노믹스는 10.64% 올랐다.
이들 기업의 주가가 힘을 받은 것은 최근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 확산세가 뚜렷해 백신과 진단키트 수요 증가 기대가 커져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이달 셋째주 기준 가장 많이 검출된 급성호흡기 바이러스는 코로나19 바이러스였다. 지난 2월부터 줄어든 코로나19 입원환자도 다시 늘어나고 있다. 지난달 말엔 63명에서 지난 주 225명으로 4주간 3.5배 늘었다.
외국도 코로나19가 재확산세다. 휴가철과 프랑스올림픽 등을 맞아 외국 감염 기반 국내 확진자도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프랑스 파리에선 호주 여자 수구 대표팀 선수 5명이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일본은 10주 연속 코로나19 감염 환자 수가 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세가 관련 기업에 추가 매출 모멘텀이 될 수 있을지는 잘 따져봐야 한다는 게 업계의 지적이다.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시절 생산량을 확 늘렸다가 엔데믹 전환 이후 쌓인 재고가 상당해서다. 여러 업체들이 같은 시장에 앞다퉈 뛰어들면서 제품 마진도 적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코로나19 백신·진단키트에 매출의 상당 비중을 의존했던 대부분 기업들은 작년부터 실적 감소세가 뚜렷하다. 한 바이오업체 관계자는 "진단키트 기업들은 앞서 늘린 생산라인 고정비도 이미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이런 와중 이들이 물량을 추가로 생산해야할 정도로 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은 매우 낮은 만큼 주가에 반영된 기대가 과도한 수준이 아닌지 점검해볼 만 하다"고 말했다.
매년 여름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는 점도 유의할 점이다. 여름철 더위에 바이러스가 퍼지기 쉬운 밀폐·밀집 환경이 조성되는 영향에서다. 지난해 여름에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늘어 코로나19 관련 기업들 주가가 올랐으나 대부분 두어달만에 상승분을 반납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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