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6개월의 마차 여행을 통해 엉덩이가 깨지는 아픔이 무엇인지 겪으며 중대한 통찰을 얻었다. ‘마차는 진짜 아니구나!’ 그리고 철도라는 ‘신생’ 기술을 새로운 눈으로 보기 시작했고 대륙 횡단철도 건설에 도전했다. 철로의 서쪽 끝? 당연히 최초로 금이 발견된 새크라멘토였다. 그 기술에 엄청난 기회가 있다고 믿은 용자들이 철도회사에 투자했다. 거대한 버블이 생겼지만 넘치는 투자금 덕에 철로가 사방팔방으로 뚫렸다. 그래서 거기에 투자했던 그분들은 안녕하셨을까? 거품이 터지면서 엉덩이에 이어 돈까지 깨지는 아픔을 느꼈다. 정작 돈을 번 사람은 사통팔달의 철도망으로 석유를 수송한 ‘신생’ 록펠러, 통신판매 사업을 시작한 시어즈로벅, 철로에 필요한 철강을 대량 생산한 카네기였다.
1970년대, 리바이스를 입은 잡스가 개인용 컴퓨터(PC)라는 요물을 소개했다. IBM, 휴렛팩커드(HP), 소니가 따라붙었다. 용자들이 PC 회사 주식에 몰려들었다. 이번에는 어땠을까? 최초로 PC를 만든 애플은 거의 망할 지경까지 몰렸는데 프로그램을 만드는 ‘신생’ 마이크로소프트와 CPU(중앙처리장치)의 인텔이 떼돈을 벌었다. 1990년대에는 인터넷이라는 신세계가 열렸다. 수많은 사람이 인터넷 통신망 사업에 엄청난 투자를 했지만 이번에도 돈을 번 건 그 통신망으로 상품을 파는 ‘신생’ 아마존과 검색의 구글이었다. 2007년, 잡스가 다시 휴대용 요술 램프, 스마트폰을 내놨다. 이번에는 어땠을까? 아직은 애플과 삼성이 돈을 벌고 있다지만 기술이 점점 평준화하면서 그 기계 제조만으로 지금의 영화를 계속 누리긴 어려울 것 같다. 수많은 모방자가 뛰어들어 난장판이 되면서 PC가 갔던 그 길을 반복할 개연성이 크다. 정작 돈은 스마트폰의 통신망을 활용하는 ‘신생’ 페이스북, 틱톡, 유튜브, 카카오가 벌고 있다.
이번에는 혁신의 지평선에서 인공지능(AI)이라는 ‘신생’이 고개를 빼꼼히 내밀고 있다. 이번에는 어떨까? 뒤돌아보면 사회적 인프라를 이루는 거대 기반 기술은 사유재산이 되기 어려웠다. 철도와 전기, 통신이나 인터넷이 그랬듯 AI라는 기반 기술이 사유재산이 된다고 해도 사유의 이점을 온전히 누리기 어려운 게 세상 이치다. 다들 기대하는 대로 AI가 기반 기술로 성장한다면? 당연히 같은 길을 갈 수밖에. 지금까지는 천문학적인 자금을 투자하는 오픈AI도, 구글도 아닌 금산이라는 말을 믿고 바다를 건넜던 그 동네 출신, 20년간 가죽 잠바만 고집하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떼돈을 벌고 있다. 그리고 다음은? 아직 차고나 연구실에서 뚝딱거리고 있지만 세상에 등판하지 않은 또 다른 ‘신생’일 것이다. 기회는 평등하게 열려 있지만 성공에는 서부행 역마차를 타는 용기, 그 이상의 뭔가가 필요하다. 금광, 철도, PC, 인터넷, 스마트폰처럼 빤히 보이는 곳이 아니라 그 기술을 이용하는 놀라운 신생을 찾아내는 통찰 말이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