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방산주들이 '트럼프 트레이드' 훈풍을 타고 이달 주가가 상승한 가운데 업체별 주가는 다소 엇갈리고 있다. 현대로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달 20% 넘는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LIG넥스원은 보합권에 그쳤다. LIG넥스원의 해외 수주가 올 2분기 실적엔 잡히지 못하면서다.
30일 LIG넥스원은 2.53% 빠진 21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달 들어 이까지 이 종목은 4.07% 하락했다. 같은 기간 현대로템이 23.6%,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30.8%, 한화시스템이 9.6% 오른 것과 대비된다.
LIG넥스원의 2분기 실적이 증권가 예상보다 저조한 것으로 나오면서 상승세를 타지 못했다. 이 회사의 2분기 영업이익은 491억원으로 증권가 컨센서스인 551억원을 10.8% 밑돌았다. 이 회사의 수주 잔고가 작년 말 기준 19조6000억원에 육박하지만 올 2분기 실적에는 반영되지 못하면서다. 국내에서 수주한 현궁 미사일의 양산 계획이 변경되고, 일부 사업이 종료된 것도 매출에 악영향이었다.
정동호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국내 사업 매출 감소와 작년 2분기 매출에 포함된 인도네시아 무전기 수출 사업이 기저효과로 작용하면서 전반적으로 컨센서스 대비 영업이익이 줄었다"며 "내년과 내후년은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천궁-II 수출 실적이 본격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현대로템은 폴란드 K2 전차 수출 실적이 더해지면서 '어닝 서프라이즈'가 났다. 2분기 영업이익은 증권가 예상을 36.3% 웃돈 1128억원을 기록했다. 아직 2분기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루마니아 K9 자주포 수출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 달 사이 영업이익 예상치가 4.85% 상향돼 2195억원이 될 것으로 나타났다.
위경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1분기 현대로템의 실적이 기대치에 못미쳤던 걸 고려하면 2분기부터 K2 수출 실적이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며 "진행률에 따라 매출이 집계되는 만큼 하반기도 관련 매출이 계속 반영될 것"이라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LIG넥스원의 해외 수주 잔고가 많은 만큼 장기적으로 실적 개선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하반기 수출 실적이 본격 반영되는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비 주가는 다소 격차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IG넥스원의 3분기 영업이익은 624억원으로 한 달 사이 1.1% 소폭 하락했다. 반면 현대로템은 같은 기간 25.4% 상향된 106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8% 오른 263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나타났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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