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 그라운드 힙합씬에서 활동해 온 래퍼 치트키(본명 정준혁)의 사망설이 불거져 가요계가 떠들썩했으나, 이는 자작극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치트키는 30일 자신의 사망설이 확산하는 가운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반갑노"라는 짧은 글과 함께 짧은 영상을 올렸다.
영상 속 그는 "내가 돌아왔다"라는 내용의 음악과 함께 자신이 추락했다고 전해진 옥상에서 춤을 추며 생존해 있음을 알렸다. 칼과 전기톱을 들고 몸을 흔드는 퍼포먼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를 통해 치트키의 사망설이 빠르게 퍼졌다. 그의 지인이라고 밝힌 네티즌 A씨가 치트키가 사망했다고 알리면서다.
A씨는 치트키가 인스타그램 팔로어 1400명 달성 이벤트로 옥상 가장자리에서 떨어지는 공약을 걸었다면서 "떨어지는 흉내를 내고 기프티콘 랜덤으로 시청자분들 중 한분께 드리고 마무리하는 계획이었는데, 치트키가 미끄러져서 아래로 떨어졌다"고 했다.
이어 "장난인 줄 알고, 내려가 봤는데 (치트키가) 반응이 없어서 119 신고하고 응급실 갔는데, 심정지로 사망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치트키의 여자친구라고 밝힌 네티즌 B씨 역시 인스타그램에 "오빠가 꿈꾸던 세상에서 자유롭게 잘 살 거라 믿는다"면서 "그동안 너무 고생 많았다. 우리 꿈에서 맨날 만나자. 오빠의 첫사랑이 나였음에 너무 감사하다"는 글을 남겼다. 특히 그는 "평생 추모하면서 살겠다"며 치트키의 사망을 직접적으로 암시했다. 동료 래퍼들 역시 추모글을 잇따라 게시했다.
하지만 이는 모두 거짓이었다. 이날 오전 한경닷컴은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전해진 장소의 관할서인 중랑경찰서에 사고 확인을 요청했으나 "보고되지 않은 사건이다. 접수된 사고가 아니며, 확인된 바가 전혀 없다"고 전했다.
B씨 역시 이날 오후 "오늘은 기분 좋은 날입니다. 모두 즐겨 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치트키가 춤을 추고 있는 모습을 공개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선 넘은 행동"이라며 비판하고 있다.
치트키는 2003년생으로 과거 우진영이라는 닉네임을 썼다가 이름을 바꾸고 언더 그라운드에서 활동을 이어왔다. 개성 있는 랩 스타일로 힙합 팬들 사이에서 지지를 받기도 했다. 지난해 3월에는 '쇼미더머니'에 출연했던 래퍼 로볼프와 길거리 난투극을 벌여 구설에 오른 바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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