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정보기술(IT) 업황이 회복되는 가운데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대폭 늘어난 호실적을 발표했다. 반도체 부문에서 6조원 이상 영업익을 올리며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내놨다.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익 10조4439억원, 매출 74조683억원을 기록했다고 31일 확정 공시했다. 영업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62.29%, 매출도 23.44% 급증한 수치. 삼성전자의 분기 영업익이 10조원을 넘긴 것은 2022년 3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이다.
"메모리 업황 회복"…DS부문 매출 28조, 영업익 6조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살아나면서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의 매출과 영업익이 전 분기 대비 훌쩍 늘었다. 삼성전자 DS 부문 매출은 28조5600억원, 영업이익은 6조4500억원을 기록했다.메모리는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버용 제품 수요 강세에 힘입어 시장 회복세가 지속됐고 기업용 자체 서버 시장 수요도 증가하면서 지난 분기에 이어 더블데이터레이트(DDR)5와 고용량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제품 수요가 확대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AI 서버용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능력 확충을 통해 HBM3E 판매 비중을 확대할 예정"이라며 "서버용 D램 분야에서도 1b 나노 32Gb DDR5 기반의 128GB, 256GB 모듈 등 고용량 제품을 기반으로 시장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시스템온칩(SoC)·이미지센서·디스플레이구동칩(DDI) 제품 공급 증가로 실적이 개선돼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했다. 파운드리는 시황 회복이 지연되는 상황에서도 5나노 이하 선단 공정 수주 확대로 전년 대비 AI와 고성능 컴퓨팅(HPC) 분야 고객 수가 약 2배로 증가했다.
회사 측은 "게이트올어라운드(GAA) 2나노 공정 프로세스 설계 키트 개발·배포를 통해 고객사들이 본격적으로 제품 설계를 진행 중이며 2025년 2나노 양산을 위한 준비도 계획대로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DX부문 매출 42조…MX 매출은 전 분기 대비 감소
2분기 디바이스 경험(DX) 매출은 42조700억원, 영업익은 2조7200억원을 기록한 반면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모바일 경험(MX) 매출은 신형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4 시리즈를 내놓은 1분기에 비해 감소했다.삼성전자는 "MX 매출 감소는 스마트폰 시장 비수기 영향"이라며 "신모델이 출시된 갤럭시S24 시리즈는 2분기와 상반기 출하량·매출 모두 전년 대비 두 자릿수 성장을 달성했다"고 말했다.
2분기에는 주요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 요인이 있었으나 상반기 기준 두 자릿수 수익률을 유지했다.
영상디스플레이(VD)는 글로벌 대형 스포츠 이벤트 특수에 힘입어 선진 시장 성장을 중심으로 전년 대비 매출이 상승했다. 네오(Neo) QLED와 OLED, 라이프스타일 등 전략 제품군 중심 판매에 주력했다.
생활가전은 성수기에 접어든 에어컨 제품 매출 확대와 비스포크 AI 신제품 판매 호조로 실적 회복세에 들어갔다.
SDC 매출은 7조6500억원 영업익 1조100억원을 기록했다. 디스플레이는 중소형 패널의 경우 플래그십 제품의 견조한 수요와 리지드(Rigid) 판매 기반 강화로 전 분기 대비 판매량이 증가하여 실적이 개선됐다.
대형의 경우 게이밍 모니터 시장 중심으로 고해상도·고주사율 신제품 판매 확대와 프리미엄 TV 시장 내 OLED TV 수요 확대로 안정적 판매를 유지했다.
자회사 하만은 포터블과 무선이어폰(TWS)중심의 소비자 오디오 제품 판매 확대 매출 3조6200억원 영업익 3200억원을 달성하며 실적이 개선됐다.
2분기 삼성전자의 시설투자는 12조100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8000억원 늘었다. DS 9조7000억원 디스플레이 1조8000억원 수준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앞으로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시설투자 및 연구·개발 투자를 꾸준히 이어갈 방침"이라며 "선단 공정 사업 확대와 GAA 3나노 2세대 공정 본격 양산을 통해 올해 시장 성장률을 상회하는 매출 신장을 기대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도 AI와 고성능 컴퓨팅 분야 수주를 지속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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