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비즈니스 항공권'으로 불리는 '업그레이드 스탠바이' 서비스 금액을 변경한다. 일부 단거리 노선은 비용이 인하돼 혜택이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장거리 노선 대부분 비용이 올라 실질적으론 탑승객들 부담이 커졌다는 지적이다.
31일 아시아나항공에 따르면 발권일 기준으로 다음달 21일 0시부터 신청하는 업그레이드 스탠바이 운임을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5개 그룹으로 구분된 노선 구분을 6개 그룹으로 세분화하고, 일부 단거리 노선은 운임을 인하하되 장거리 노선은 인상하기로 한 게 골자다.
업그레이드 스탠바이는 아시아나항공 국제선 정기편 중에서 항공편 예악 상황에 따라 특별가로 좌석을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서비스다. 서비스를 이용하고 싶은 탑승객은 항공편 출발 96시간 전~24시간 전 사이에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에서 신청할 수 있다. 단 비즈니스 좌석에 여유가 있어야 업그레이드가 가능하기 때문에, 결제를 통해 업그레이드 신청을 완료해도 무조건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할 수 있는 건 아니다.
하지만 업그레이드 스탠바이는 비즈니스 항공권 대비 저렴한 추가금을 내고 좌석과 기내식을 비즈니스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어 탑승객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일반적 비즈니스 항공권에서 제공하는 라운지나 위탁 수하물 혜택 없이 가격을 낮춘 '가성비 항공권'이라서다.
현재 업그레이드 스탠바이 노선은 △일본/중국/동북아 △동남아 △서남아 △장거리1 △장거리2로 구분된다. 변경된 노선은 비행 시간에 따라 그룹1~그룹6으로 1개 그룹이 추가됐다. 바뀐 그룹으로 인해 싱가포르와 자카르타는 추가 비용이 저렴해진다. 현재 항공권 클래스에 따라 30만~70만원의 비용을 내지만 8월21일부터는 25만~65만원을 내면 된다.
반면 대다수 유럽 및 미주 노선의 경우 부담이 더욱 커졌다. 장거리2에 해당하는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시애틀, 프랑크푸르트, 런던, 파리는 자기부담금이 90만~160만원이지만 변경 이후에는 100만~170만원으로 상향된다. 특히 뉴욕은 그룹6로 따로 분류돼 앞으로 120만~200만원을 내야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비행 시간에 따라 구간을 세분화해 일부 노선은 금액을 낮추고 비행시간이 긴 노선은 비용을 인상했다"며 "비즈니스 특가의 경우 가격 메리트(이점)가 없다고 느낄 수도 있지만 일반적인 비즈니스 항공권 가격의 경우 이코노미 항공권 구매 후 업그레이드 스탠바이를 이용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시아나항공 홈페이지에서 다음달 1일 인천에서 뉴욕으로 가는 비즈니스 항공권 편도 운임과 이코노미 항공권 구매 후 업그레이드 스탠바이를 신청했을 때 운임을 비교해봤다.
현재 기준으로 비즈니스 항공권 편도 기본운임은 425만1900원이다. 같은 노선의 이코노미 특가(M) 항공권 가격은 234만1900원인데 여기에 업그레이드 스탠바이로 110만원을 추가하면 344만1900원에 비즈니스 기본운임보다 저렴하게 비즈니스 좌석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변경 기준으로는 140만원을 내야 해 비즈니스 항공권 기본운임과 격차가 줄어든다.
해외여행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그동안 업그레이드 스탠바이를 통해 비즈니스 항공권을 저렴하게 이용했는데 금액이 올라 아쉽다"는 반응이 나왔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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