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애 첫 올림픽에서 신유빈(20·대한항공)과 함께 동메달을 따낸 임종훈(27·한국거래소)의 세리머니가 화제가 되고 있다. 입대를 20일 앞두고 병역 혜택을 받게 된 그는 관중을 향해 거수경례했다.
임종훈은 30일(현지시간) 프랑스 사우스 파리 아레나에서 열린 동메달 결정전에서 신유빈과 함께 홍콩의 원춘팅-두호이켐 조를 4대 0으로 제압하고 동메달을 거머쥐었다.
한국 탁구에 찾아온 12년 만의 올림픽 메달이었다. 임종훈은 선수 생활 20년 만에 첫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승리가 확정되자 무릎을 꿇은 채 탁구대에 얼굴을 묻었다. 그런 임종훈을 신유빈이 다독였고, 이내 임종훈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동메달 획득의 기쁨을 만끽했다.
특히 눈길을 끈 것은 임종훈의 '거수경례 세리머니'였다. 27세인 임종훈은 오는 8월 19일 입대를 앞두고 있었다.
병역법에 따르면 올림픽 3위 이상, 아시안게임 1위 입상자는 현역 입대 대신 예술·체육요원으로 복무할 수 있다. 훈련소에서 3주간 기초군사훈련만 받은 뒤 해당 분야의 특기를 활용해 544시간의 공익 복무를 하게 된다.
임종훈은 지금까지 아시안게임에 2차례 출전했으나, 아쉽게도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해 병역 특례 혜택을 받지 못했었다. 이번 경기에서 메달을 따지 못하면 올림픽이 끝나고 1주일 뒤에 군대를 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입대를 20일 남겨둔 상태에서 병역 특례혜택을 받는 기적을 이뤄냈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임종훈의 거수경례 세리머니를 '제대'의 의미로 해석하기도 했다. 임종훈이 병역 혜택을 받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의미로 신유빈에게는 '합법적 병역 브로커'라는 별명까지 붙었다.
임종훈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솔직히 이 경기 앞두고 군대 생각이 안 났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대표팀 동료인 우진이 형이 '신경 안 쓰이면 사람이 아니다'라고 말해줘서 그냥 인정하고 '도전'이라는 키워드를 정해놓고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빈이랑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컨트롤한 게 도움이 됐다"면서 "모든 건 유빈이와 함께 복식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유빈이에게 너무나 고마운 마음뿐"이라고 덧붙였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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