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전도연, 지창욱, 임지연이 영화 '리볼버'를 통해 연기 잔치를 벌인다. 폭발적인 연기 대결을 통해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올여름 박스오피스 판세를 뒤흔들지 이목이 쏠린다.
영화 '리볼버'는 꿈에 그리던 새 아파트 입주를 기다리던 경찰 하수영(전도연)이 뜻하지 않는 비리에 엮이면서 시작된다. 그는 모든 죄를 뒤집어쓰면 큰 보상을 해준다는 제안을 받고 2년 감옥살이를 마쳤으나 출소해 보니 돈을 주겠다는 사람이 온데간데없다. 잃어버린 대가를 되찾기 위해 보상을 약속한 앤디(지창욱)을 찾아 나선 수영은 더 크고 위험한 세력을 마주하게 된다.
'무뢰한'을 통해 감성을 자극하는 섬세한 각본, 밀도 있는 연출을 인정받은 오승욱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믿고 보는 배우 전도연부터 지창욱, 임지연이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던진 파격적인 캐릭터를 맡았다.
31일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오승욱 감독은 "대화로만 진행되는 영화라 특별한 액션을 넣는 건 마임에 들지 않았다. 그런데 이걸 어떻게 관객들을 설득할까 고민을 많이 했지만, 배우들의 연기를 통해 날개를 달았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 영화는 전도연이 오 감독에게 먼저 러브콜을 보내 제작이 시작됐다는 후문이다. 전도연은 "작품에 대한 갈증이 있는 상황에 감독님이 작품 쓰는 데 오래 걸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짧고 경쾌한 작품 해보자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감독이 좋다고 해서 빠른 시간에 될 줄 알았는데 그사이 '길복순'까지 하게 될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전도연은 목적을 향해 거침없이 직진하는 하수영 역을 맡아 건조하고 차갑고 냉한 얼굴로 인물의 분노를 표현했다.
전도연은 "감독과 '무뢰한'을 같이 했고, 대본을 봤을 때 '무뢰한'이 묻어있다고 생각했다"며 "다른 방식으로 인물을 표현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오 감독은 "시나리오 안에 지나칠 정도로 '무표정'이란 단어를 썼는데 전도연이 해석을 잘 해줬고 팀워크가 잘 맞아 좋은 장면들이 나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극 중 전도연은 눈앞에서 휘두르는 야구 배트에도 무표정한 얼굴을 보인 바 있다. 이에 대해 오 감독은 "아마 한 테이크에 간 신"이라며 "나도 보면서 '눈 하나 깜빡이지 않네'라고 생각했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전도연은 "제가 대단한 연기를 또 하나 했다"라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번 작품에서 선보인 액션에 대해 "허명행 감독과 '무뢰한' 때부터 같이 했다. 액션이 많을 줄 알았는데 감독이 원하는 건 짧고 강렬한 액션이었다. '길복순'을 하고 와서 무술 연습을 특별히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해서 현장에서 조금씩 배우며 연기했다"고 밝혔다.
일명 '향수 뿌린 미친 개' 앤디를 연기한 지창욱은 기존의 이미지를 벗어던졌다. 그는 "시나리오 안에 앤디는 공백이 많았는데 현장에서 재밌게 마음껏 할 수 있게 감독이 배려해 줘서 즐겁게 뛰어놀았다"고 말했다.
'더 글로리' 등으로 전성기를 맞은 임지연은 투명한 듯 속내를 알 수 없는 복합적인 인물 정윤선 역을 연기해 전도연과의 독특한 '워맨스'를 선보인다. 그는 "이중적인 매력을 연기하려고 노력했다"며 "에라 모르겠다' 하며 느껴지는 대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작품을 통해 만난 전도연에 대해 남다른 마음을 드러냈다. 임지연은 "전도연 선배님과 환상의 파트너 같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잘 어울리지 않느냐. 투 샷이 잘 어울리고 재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지창욱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뵀는데 어린 시절부터 동경해왔던 터라 긴장을 엄청나게 했다. 유난히 긴장하고 갔던 현장이었다"고 언급했다. 이어 "선배님과 함께했던 장면은 편하게 연기했고, 현장에서 너무 편하게 해주셔서 좋았다. 맞을 때도 시원시원하게 맞았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전도연은 "현장에서 지창욱이 오히려 배려해 줬다. 때리는 신을 찍을 때 잘못해서 맞을까 봐 걱정했는데 감정 때문에 누워서 하는 게 좋겠다고 하더라. 배려받으며 했다"고 칭찬을 돌렸다.
이날 베일을 벗은 '리볼버'엔 '오징어 게임' 시리즈 등으로 활약 중인 이정재가 특별 출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오 감독은 "저와 개인적인 친분도 있지만 사나이픽처스 한재덕 대표가 A 배우와 술을 마시던 중 특별출연 제안을 했는데, 그 배우가 '힘들 것 같다'고 했다. 그러자 이정재가 뜬금없이 '그럼 내가 할래요'라고 말해 기적적으로 출연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정재의 출연으로 영화가 만들어질 수 있는 날개가 되어 정말 감사했다. 촬영하면서도 계속 아이디어를 줬고, 특별출연이 아니라 주연이라는 생각으로 대단히 적극적으로 참여해 줬다"고 감사의 마음을 드러냈다.
'리볼버'엔 이정재뿐만 아니라 정재영, 전혜진도 모습을 드러냈다. 오 감독은 "정재영은 저와 술친구였다"며 "조감독 시절부터 친해서 전도연과 배역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정재영을 떠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피도 눈물도 없이'에서 두 분이 정말 좋은 연기를 했던 게 기억이 나서 부탁했고 흔쾌히 출연해 주셨다"고 덧붙였다.
전혜진에 대해서는 "한재덕 대표가 사정했다. 여러 작품에 출연 중인 바쁜 상황에도 함께 해주셨다. 마지막 신은 연출이 아니라 배우가 연기 하는 것에 카메라만 댔다. 본능과 직관으로 연기해 주셨다"며 고마워했다.
마지막으로 전도연은 "오늘 처음으로 영화를 봤는데 충분히 즐긴 것 같다. 우리 영화가 이렇게 재밌는 영화였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관객들도 많이 보시고 즐겨주셨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리볼버'는 오는 8월 7일 개봉된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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