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합병 '산 넘어 산'

입력 2024-07-31 17:29   수정 2024-08-01 01:49

셀트리온이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 논의를 본격 시작했다. 사외이사들로 구성된 합병 추진 검토 위원회를 꾸리면서다. 셀트리온은 ‘주주들이 원하는 합병’을 대전제로 삼고 있기 때문에 양사 주주들이 찬성할 경우 이르면 내년 합병 작업을 마무리할 전망이다. 반대할 경우 합병은 무산될 가능성이 크다.

○6개월 만에 합병 신호탄
셀트리온은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합병 추진 여부 검토 1단계 특별위원회’(이하 특별위원회)를 설치했다고 31일 발표했다. 지난 1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합병을 마무리 지은 지 6개월 만이다.

특별위원회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양사의 사외이사로 구성되며, 대내외 평가를 통해 독립적으로 합병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우선 특별위원회는 이날부터 8월 12일까지 지난 6월 30일 기준 주주명부에 등재된 주주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다. 합병을 추진할지 말지 결정하기에 앞서 양사 주주 의견을 취합한 뒤 그 결과를 최종 검토에 반영할 계획이다. 국내외 기관투자가들은 독립 외부 기관에서 진행하는 인터뷰를 통해 합병 추진 관련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관계자는 “합병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양사 주주의 절대적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 그룹의 입장”이라며 “대주주인 서정진 회장과 셀트리온홀딩스는 중립을 지키겠다는 주주와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설문조사가 끝난 뒤 다수 주주 의견에 맞춰 찬반 의견을 낼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주주 반대가 최대 변수
원래 셀트리온그룹은 바이오의약품 개발·생산을 셀트리온이 맡고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해외 유통, 셀트리온제약이 국내 유통을 맡는 분업 구조를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일감 몰아주기와 분식회계 논란이 계속해서 ‘꼬리표’처럼 따라다녔다. 셀트리온그룹은 이 꼬리표를 떼기 위해 올해 1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합병했다. 이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개발·생산·판매를 일원화했다.

2단계로 추진하는 셀트리온과 셀트리온제약 간 합병은 투명한 지배구조 체계를 갖추고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중심 경영을 실천하겠다는 의지에서 출발했다. 셀트리온제약은 바이오의약품 국내 유통뿐만 아니라 합성의약품 개발도 맡고 있다. 3사 합병이 최종 마무리되면 물품 거래가 단순화돼 투명성이 제고된다는 장점이 있다. 기업가치 48조5500억원, 매출 2조5000억원의 바이오기업이 탄생한다.

셀트리온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합병에 무게가 실리면 합병 추진을 위한 2단계 특별위원회를 발족할 계획이다. 이 특별위원회에서 합병의 구체적인 방식과 시기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주주들의 반대로 합병 자체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셀트리온소액주주연대는 주주가치가 훼손될 것이라며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을 반대하고 있다. 기업가치가 고평가된 셀트리온제약과의 합병은 실익이 없으며, 셀트리온 주가 하락을 피할 수 없다는 논리에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반대표가 많을 경우 주식매수청구권 등 합병에 많은 비용이 발생할 것”이라며 “소액주주뿐 아니라 기관투자가 상당수도 합병에 반대할 공산이 커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남정민 기자 peu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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