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금융감독원과 ‘제3차 부동산 PF 연착륙 대책 점검회의’를 열고 3월 말 기준 금융권 부동산 PF 대출 현황을 발표했다. 전체 금융권의 부동산 PF 대출 중 브리지론 연체율은 1분기 말 기준 10.14%로 작년 말보다 1.85%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본PF 연체율이 1.90%에서 2.57%로 0.67%포인트 상승한 데 그친 것과 대비된다.
부동산 PF는 토지 매입을 위해 고금리 대출을 받는 브리지론 단계와 인허가를 받고 공사에 들어가는 본PF 단계로 나뉜다. 전체 금융권 브리지론 잔액은 3월 말 17조4000억원으로 작년 말(17조1000억원)보다 3000억원 늘었다. 본PF 잔액은 같은 기간 1조8000억원 감소한 116조8000억원이었다.
브리지론 연체율을 업권별로 보면 증권이 20.26%로 가장 높았다. 다만 최근 고점이던 작년 6월 말 29.9%에서 떨어지는 추세다. 저축은행은 14%로 작년 말보다 1.1%포인트 올라갔다. 여신전문금융업도 같은 기간 2.53%포인트 상승한 12.63%를 나타냈다.
브리지론과 성격이 비슷하지만 당국의 규제를 덜 받는 토담대 통계가 이번에 처음 공개됐다. 저축은행의 3월 말 토담대 연체율은 20.18%로 작년 말보다 10.27%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여전업은 5.72%포인트 오른 11.04%, 상호금융업이 1.85%포인트 상승한 6.92%를 기록했다. 토담대 잔액은 3월 말 기준 저축은행 11조3000억원, 여신전문 4조6000억원, 상호금융 12조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브리지론과 토담대는 PF 초기에 토지 매입을 위해 나가는 대출이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규제는 일부 차이가 있다. 저축은행은 전체 여신의 20%까지만 브리지론을 내줄 수 있지만 토담대는 50%까지 가능하다. 저축은행은 실무적으로 토지 담보가액이 대출액의 130%를 넘어서면 토담대로, 그 이하면 브리지론으로 분류해왔다.
업계 안팎에선 토담대 연체율이 추가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대부분 토담대는 2022년 이전에 취급됐는데, 토담대 만기는 6개월로 짧기 때문이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토담대가 본PF로 넘어가지 않는 한 차주(시행사)가 상환할 방법이 없다”며 “이자라도 갚을 수 있는 우량한 시행사를 제외하면 사실상 모두 연체 상태”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충당금 추가 적립 및 부실 사업장 헐값 매각 등에 따른 적자 우려도 크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2분기에는 부실채권 매각을 통해 토담대 잔액이 감소하고 연체율도 소폭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유의·부실우려 등급 사업장의 정리를 유도하고 있다.
강현우/서형교 기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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