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성수기를 맞아 인천국제공항을 찾은 여행객들의 불만이 터져 나왔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인천공항노동조합(공항노조)이 지난 30일 ‘총파업 출정식’을 개최한 탓이다. 인천공항의 제2여객터미널(T2)을 확장하는 ‘4단계 건설사업’이 마무리돼가지만, 공항 면적과 이용객 증가에 따른 인력 충원 계획이 전무하다는 이유에서다. 9200여 명의 공항 직원 중 900여 명의 조합원이 참여했다.
공항공사는 급히 463명의 대체 인력을 투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파업에 참여한 700여 명의 환경미화원 업무 공백을 메꾸기 위해 자회사의 비조합원과 공사 직원 등이 급하게 투입됐다. 그나마 이번은 시작에 불과하다. 오는 13일엔 1500여 명이 참여하는 ‘총파업’이 예고돼 있다. 총 3000명에 달하는 조합원 중 보안, 시설, 통신 등 공항 운영 필수 인력을 제외한 1500여 명이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터미널 사이를 오가는 셔틀버스 운전기사 등 운영 인력이 대거 참여할 예정이어서 공항 운영에 큰 차질이 불가피해 보인다.
공항노조 측은 “4단계 건설로 공항은 확장하는데 인력은 그대로”라며 1336명 충원을 요구하고 있다. 노조는 자체 조사 결과를 이유로 들며 “운영에 차질을 빚어 확장 운영되는 T2의 인력 부족 상황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다.
4단계 완공 시 T2 면적은 38만7000㎡에서 73만4000㎡로 두 배가량 늘어나고 연간 여객 수용 능력도 기존 7700만 명에서 1억600만 명으로 37.6% 증가한다. 인력 보강이 필요한 건 맞다. 하지만 1336명이란 수치는 노조의 자체 조사 결과일 뿐이다. 노조 관계자는 “현장 전문가들이 자체 조사한 결과 인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지만, 객관적 검증이 필요해 보인다.
더 큰 문제는 파업 강행으로 무고한 시민들이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지난해 전국장애인철폐연대의 ‘장애인 이동권 시위’를 떠올려보자. 당시 여론조사에서 시민 80%가 취지에 공감했지만, 절반 이상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면 아무리 옳은 주장도 이해할 수 없다”고 답했다. 휴가를 떠나는 설렘 가득한 여행객들에게 파업은 그저 ‘불편’일 뿐이다. 노조의 주장이 옳다고 해도 시민 불편을 초래하는 순간 여론은 등을 돌릴 수 있다.
물론 공항공사의 책임도 크다. 4단계 건설에 따른 구체적 인력 운영 계획을 제시하지 않아 의혹만 키웠다. 공사는 투명한 정보 공개로, 노조는 협상을 통해 해법을 찾아야 한다.
여름 휴가철, 공항은 설렘의 장소여야 한다. 노사 갈등으로 얼룩진 공항을 보며 여행객들이 한숨 쉬는 일은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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