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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날 7% 하락하며 주가가 두 달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엔비디아가 31일(현지시간) 미국증시에서 극적으로 반등했다. 엔비디아(NVDA)는 동부표준시로 오후 1시 5분 현재 11% 상승한 115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이 날 엔비디아의 급반등을 가져온 것은 인공지능(AI)용 그래픽칩을 생산하면서 엔비디아의 뒤를 추격중인 어드밴스드마이크로디바이시스(AMD)가 전 날 예상을 뛰어넘는 호실적을 발표한데다 데이터센터용 AI칩인 MI300이라는 그래픽칩의 매출 전망치를 당초 예상보다 더 크게 상향한 영향이 컸다.
AMD의 그래픽칩 수요 전망치 상향은 다소 불안했던 AI 수요가 여전히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다는 신호인 동시에 엔비디아를 위협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오펜하이머의 분석가 릭 셰퍼는 이 날 연구 노트에서 AMD가 MI300의 점유율을 증가시키더라도 오래 지속되기엔 힘든 싸움이라고 적었다. 엔비디아의 지배적인 가속기 라인업과 쿠다(CUDA) 소프트웨어 생태계, GB200 랙 시스템 등 엔비디아의 압도적인 경쟁력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AMD의 선전외에도 전 날 마이크로소프트(MSFT)가 AI투자에 대해 긍정적인 시그널을 준 수익보고서와 최근 주가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도 반등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전 날 장 마감후 실적 보고에서 가장 주목되던 애져 클라우드의 성장율이 29%로 시장 예상치 31%보다는 낮게 나오면서 월가의 실망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이에 대해 마이크로소프트는 클라우드의 매출 증가세가 현재 AI 데이터센터의 용량제한 때문이라고 밝혔다. 즉 매출증가를 위해선 용량을 확충해야 하고 이는 다시 엔비디아 칩 같은 하드웨어에 대한 자본 지출로 이어진다는 것을 시사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6월 분기 자본 지출은 55% 이상 늘어난 139억 달러에 달했는데 이중 대부분은 엔비디아 칩을 탑재한 데이터 센터 건설과 관련됐다.
멜리우스 리서치의 벤 라이체스는 “세상을 구한 자본지출”이라는 메모에서 자본지출에 대한 마이크로소프트의 논평이 AI 분야의 다른 모든 회사의 주가 하락을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마이크로소프트 경영진이 "성장이 보이지 않으면 지출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하면서 결국은 지출이 성과를 거두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가 애져 클라우드 컴퓨팅에 지출을 늘릴수록 애져 매출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에버코어 ISI의 분석가인 마크 리파치도 “AI 덕분에 마이크로소프트는 내부 지원 인프라에서 수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게 되었음을 보여줬다”고 언급했다.
번스타인의 마크 뫼들러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자본 지출 예측을 회사의 뛰어난 포지셔닝의 신호로 보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엔비디아 주가가 두 달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6월말 이후 거의 20% 가까이 하락한 것도 저점 매수를 이끈 것으로 보인다. 전 날 엔비디아 주가의 급락은 최근 AI 하드웨어에 대한 투자 관련 불안감에 애플이 AI모델 훈련용으로 엔비디아의 그래픽칩(GPU)대신 구글의 텐서칩(TPU)을 사용했다는 발표까지 가세해 잠재적 경쟁자로 시장에서 인식했기 때문이다.
이 날 모건 스탠리의 분석가 조 무어는 엔비디아를 다시 '최고 선택' 종목으로 선정하고 주식에 대해 ‘비중확대’와 목표주가로 144달러를 유지했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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