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소모적인 쟁점 법안보다 국회 연금특위가 더 시급하다"고 1일 밝혔다. 야당이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발의, 전 국민에게 1인당 25만~35만원을 지급하는 '민생위기극복 특별조치법', '노란봉투법'(노동조합·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강행하면서 연금 개혁 논의가 뒷전으로 밀렸다는 지적이다.
안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이재명 민주당의 입법 폭주가 멈출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오늘 본회의에는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13조 현금살포법, 불법파업 조장법을 올릴 예정"이라며 "지난달 말 야당의 방송 4법을 두고 여당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5박 6일간 진행했지만, 통과됐고, 결국 대통령 거부권, 국회 재표결, 폐기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모든 국회의원들의 귀중한 시간과 노력이, 민생에는 하나도 도움이 되지 못하고 허공으로 사라져버리고 아무 것도 남지 않을 것"이라며 "이틀 만인 오늘 본회의에서 또다시 민주당에서는 수용 불가능한 법안을 힘으로 밀어붙인다고 하지만, 지금 이렇게 소모전을 벌일 여유가 없다"고 했다.
안 의원은 "이제 할 만큼 했다. 쟁점 법안은 미루고, 우선 의료대란 등 시급한 민생 현안 해결과 연금 개혁부터 빨리 착수해야 한다"며 "여야 공히 22대 국회가 시작되면 신속히 연금 개혁부터 처리하겠다 약속했지만, 국회 차원의 연금특위조차 구성하지 못했다. 이재명 민주당이 정부안부터 제시하라며 협의체 구성에 응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안 의원은 "이재명 전 대표도 '(연금 개혁을) 지금 하지 않으면 기회가 없다'고 했다. 내년으로 넘기면 지방 선거, 대선, 총선이 연이어 있고, 개혁은 물 건너가 버릴 가능성이 많다"며 "민주당도 국회 차원의 상설 특위 구성을 미룰 이유가 없다. 우리가 이렇게 허송세월하는 동안 미래세대가 갚을 빚은 매일 856억원씩 늘어간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원식 국회의장께도 요구한다. 쟁점 법안에 대한 직권 상정은 미루고, 연금 특위부터 구성하도록 나서 주길 바란다. 그것이 진정 국회의장이 해야 할 일 아니겠냐"며 "연금특위 구성은 파행을 거듭하는 국회가 제자리를 찾는 방안인 동시에, 국민과 나라에 대한 국회의 최소한의 의무다. 소모적인 정쟁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표 전 국회의장실에 따르면 현행 국민연금 제도(보험료율 9%, 소득대체율 40%)가 유지되면 매년 기금 적자는 30조8000억원씩 늘어난다. 월 단위로는 2조6000억원, 매일 856억원씩 적자가 쌓이는 셈이다. 김 전 의장은 지난 5월 기자간담회에서 "연금 개혁은 '채 상병 특검법'보다 중요하다"면서 21대 국회 내 처리를 촉구했지만, 끝내 무산됐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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