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는 1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에서 오는 12월부터 농촌 체류형 쉼터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울산에서 열린 민생토론회에서 농지 이용규제 합리화 방안으로 이 같은 계획을 내놓은 바 있는데, 이날 구체적인 방안이 발표됐다.
농촌 체류형 쉼터는 농업과 전원생활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임시숙소 형태의 거주시설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안에 농지법 하위법령을 개정해 농촌 체류형 쉼터는 본인이 소유한 농지 위에 설치하거나, 지방자치단체가 지정한 특정 구역 내에 조성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내년에 농지법을 개정해 지자체가 단지를 조성해 개인에게 임대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농촌 체류형 쉼터 설치를 희망하는 민원인은 정해진 서식에 따라 이용계획서를 작성하고 피해방지계획서, 농지의 소유권 입증 서류 등을 첨부해 지방자치단체에 ‘농촌 체류형 쉼터 설치 및 이용계획서 신고서’를 제출하면 된다. 신청서를 제출받은 지방자치단체는 서류를 심사해 민원인에게 신고증을 교부하게 된다. 이어 민원인은 농촌 체류형 쉼터의 배치도와 평면도, 대지 사용승낙서(다른 사람이 농지를 소유한 경우)를 담은 ‘가설건축물 축조 신고서’를 지자체에 제출하면 된다. 지자체는 신청 서류를 검토해 신고필증을 교부하게 된다.
농촌 체류형 쉼터의 사용기간은 최대 12년 이내로 제한된다. 최초 3년간 설치할 수 있되 최대 3회에 걸쳐 연장할 수 있다. 농촌 체류형 쉼터는 가설건축물 형태기 때문에 주택에 해당하지 않아 양도세와 종부세 등 부동산 관련 세금이 면제된다. 단 취득세와 재산세는 부과된다.
그간 농촌에선 원칙적으로 숙박이 불가능한 농막이 임시숙소로 이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농식품부는 기존 농막도 농촌 체류형 쉼터의 입지와 안전기준 등을 충족한다면 3년 이내 전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불법 농막을 양성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이 농촌 소멸 문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막과 달리 숙박이 가능해 ‘4도 3촌’ 생활을 희망하는 도시민들의 수요를 맞추는 데다 농지전용허가 등 절차가 필요 없고, 세 부담도 적기 때문이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향후 농촌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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