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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정보통신(IT) 대란을 촉발한 사이버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피해 기업 및 투자자들과의 소송전에 휘말렸다.
미국 주요 항공사인 델타항공의 에드 바스티안 최고경영자(CEO)는 31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IT 대란으로 "5억달러(약 6800억원)의 타격을 입었다"라고 밝혔다. 델타항공은 지난 19일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보안 업데이트 패치가 마이크로소프트(MS) 운영체제와 충돌해 발생한 '죽음의 블루스크린(BSOD)' 현상 때문에 수일간 항공편 5000편 이상을 취소했다. 예약 시스템에만 문제가 생긴 다른 항공사와 달리 델타항공은 승무원 관리 시스템도 먹통이 돼 피해가 더 컸다.
바스티안 CEO는 "(항공 티켓) 매출 손실뿐만 아니라 하루 수천만 달러에 달하는 보상금과 호텔 비용도 부담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바스티안 CEO는 '소송을 진행할 것이냐'는 질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우리는 주주와 고객, 직원을 보호해야 하며 비용뿐만 아니라 평판이 깎이는 것도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델타는 미국 법무법인 보이스쉴러앤플렉스너의 데이비드 보이스 회장을 고용해 크라우드스트라이크와 MS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주주들도 집단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메사추세츠주 플리머스카운티 은퇴자협회 등 주주들은 "크라우드스트라이크의 기술에 대한 보증은 실질적으로 허위며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내용의 소장을 지난 30일 텍사스주 오스틴 연방법원에 제출했다.
잭 골드 J.골드어소시에츠 대표는 이번 사건으로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배상해야 할 금액이 7억1000만달러(약 9670억원)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IT대란으로 고장 난 기기 850만대를 수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을 대당 1시간30분, 시간당 비용을 55달러로 놓고 계산한 결과다. 서비스 중단으로 인한 매출 손실은 포함하지 않았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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