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상품명에서 목표분배율과 ‘프리미엄’ 단어 표기가 빠지게 될 전망이다. 최근 들어 개인투자자 투자금이 급증하고 있지만 투자자가 상품 구조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경우가 많아 오해 가능성을 줄인다는 취지다. 금감원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상장된 커버드콜 ETF의 순자산은 작년 말 7748억원에서 올 상반기 말 3조7471억원으로 383.6% 폭증했다. 지난달엔 개인투자자의 커버드콜 ETF 순매수 금액이 2조원을 넘겼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커버드콜 ETF 상품명에서 목표 분배율 수치를 제외하는 안을 운용업계와 논의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커버드콜 ETF 상품명에 쓰이는 분배율은 운용사가 제시하는 목표일 뿐 확정된 수익이 아닌데도 일부 투자자들이 상품명으로 인해 ‘무조건 표기 비율만큼은 배당을 주는 특별 상품’이라고 오인할 가능성이 있어 업계와 개선안을 논의 중”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개선안을 도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커버드콜 전략을 활용하는 ETF 상품명에 ‘커버드콜’ 단어를 넣게 하고, 운용업계가 ‘옵션 프리미엄’을 줄인 말로 통상 상품명에 붙여온 ‘프리미엄’ 단어는 사용을 금지할 방침이다. 신규 상품과 기존 상장 ETF에 아울러 적용한다. 만일 ‘미국테크TOP10+12%프리미엄’ ETF 상품이 있다면 ‘미국테크TOP10 커버드콜’ ETF로 상품명을 바꿔야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커버드콜은 주식 등 기초자산을 보유하는 동시에 보유한 기초자산을 담보로 발행한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매도하는 투자전략이다.옵션을 매도한 금액(옵션 프리미엄)을 통상 ‘월배당’으로 일컫는 분배금 재원으로 쓴다. 이같은 방식으로 하방 손실 가능성을 일부 상쇄하고, 상방 이득 가능성은 일부 포기하는 구조다.
ETF가 담은 주식 가격이 주당 10만원이고, 주식을 11만원에 팔 수 있는 콜옵션을 1만원에 매도하면 투자자가 1만원을 분배금으로 받는다. 이를 통하면 주식 가격이 9만원으로 떨어지더라도 분배금을 받은 투자자의 손실은 ‘0’이다. 반면 주식 가격이 12만원으로 오르면 투자자는 11만원까지의 이득을 보고, 상승분 중 나머지 1만원은 옵션 매수자의 이익이 된다.
그간 자산운용업계는 커버드콜 ETF가 추구하는 분배율에 옵션 프리미엄의 줄임말인 ‘프리미엄’을 붙여 종목명으로 붙인 경우가 많았다. 미국 장기 국채를 기초자산으로 해 12% 분배율을 목표로 하는 커버드콜 ETF의 상품명은 ‘미국30년국채+12%프리미엄’으로, 미국 기술주 상위 10개 종목을 기초자산으로 10% 분배율을 목표로 하는 커버드콜 ETF은 ‘미국테크TOP10+10%프리미엄’으로 상장한 식이다.
금감원은 앞서 이같은 커버드콜 ETF에 대해 주의 단계 소비자경보를 발령하고 “ETF 종목명에 기재된 분배율 수준은 상품별로 운용사가 제시하는 목표일 뿐, 사전에 약정된 확정 수익이 아니라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며 “종목명에 쓰이는 ‘프리미엄’이라는 단어도 ‘고급’ 등 우수상품을 의미하는 단어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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