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수영 스타 판잔러(潘展樂·19)가 2024 파리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에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금메달을 따내자, 13억 중국이 "유럽과 미국 선수들의 오랜 우위를 끝냈다"며 열광하고 있다.
판잔러는 1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수영장에서 열린 남자 자유형 100m 결승에서 '46초40'이라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지난 2월 2024 도하 세계선수권에서의 종전기록(46초80)을 0.40초나 줄였고, 2위 카일 차머스(호주)를 무려 1초08 차로 제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특히 판잔러는 아시아 선수로는 1932년 미야자키 야쓰지(일본) 이후 92년 만에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m 금메달리스트라는 영예도 얻었다. 그간 올림픽 남자 자유형 100ｍ는 '서양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다. 올림픽 여자 자유형 100ｍ에서도 1996년 애틀랜타 대회 러징이(중국) 이후에는 금메달리스트가 나오지 않았다.
중국 포털사이트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서는 판잔러가 인기 검색어 상위권을 독차지하는 등 그의 금메달 획득 소식으로 도배됐다. 한 네티즌은 "19세 판잔러가 남자 100m 자유형에서 유럽과 미국 선수들의 오랜 우위를 끝냈다. 자랑스럽다"고 감격했다.
또 판잔러는 경기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지난날의 치욕을 설욕했다"면서 "대회 첫날 남자 400m 자유형 계영을 마치고 차머스에게 인사했지만, 그는 나를 무시했고 미국 팀의 알렉세이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중국 네티즌들은 판잔러가 서양 선수들에게 실력으로 통쾌한 복수를 했다고 기뻐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또 중국 수영 대표팀이 미국 등 서방이 제기한 도핑 스캔들로 곤란한 상황에서도 판잔러가 금메달을 땄다며 환호하기도 했다. 한 네티즌은 "파리에서 수영팀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상상이 간다"며 "루머, 차별, 고립에 직면해 하루에도 여러 차례 도핑 검사를 받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 밖에도 중국 네티즌들은 판잔러가 대회 후 중국 팬들의 사인과 '셀카' 요청에 친절하게 응한 점, 오성홍기에 사인해달라는 요청은 거절한 점 등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