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 빌라촌 집중 지원…'뉴빌리지'로 뜬다

입력 2024-08-01 17:19   수정 2024-08-02 01:36


지난해 전세사기 이후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곳이 노후 빌라(연립·다세대주택) 밀집 지역이다. 세입자가 외면하다 보니 가격은 내리고 거래도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가 노후 저층 빌라촌을 재정비하는 ‘뉴빌리지’ 사업을 신축매입임대와 연계해 추진하기로 했다. 뉴빌리지로 재탄생하는 공간의 일부를 공공에서 사들이는 방식으로 사업성을 높일 계획이다. 용적률 상향이나 기반시설 설치비용 지원 등의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전세사기 사태 이후 급격히 쪼그라든 비아파트 시장을 다시 활성화하겠다는 게 정부 구상이다.
○HUG, 밀착 컨설팅 지원
1일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뉴빌리지는 전면 재개발이 어려운 노후 저층 단독주택과 빌라를 새 빌라와 타운하우스 등으로 탈바꿈하는 사업이다. 뉴빌리지 구상은 지난 3월 민생토론회에서 처음 나왔다. 최종 목적물이 아파트가 아니다 보니 사업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는 다양한 보완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LH(한국토지주택공사) 등의 신축매입임대와 연계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확실한 수요자가 생기는 만큼 뉴빌리지 사업성 개선 효과가 예상된다”며 “LH로서도 매입임대할 신축 물량을 확보할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LH는 내년까지 12만 가구를 매입임대로 확보할 계획이다. 주차장 규제 문제 등으로 매입임대 실적이 신통치 않아 뉴빌리지 활성화가 이른바 ‘윈윈’ 전략이라는 평가다. 정부는 또 뉴빌리지 사업의 용적률을 법정 상한의 120%까지 높여주기로 했다. 동의율 기준은 기존 100%에서 80%로 완화한다.

국비 지원도 이뤄진다. 사업장별로 5년간 150억원 한도에서 기반시설(주차 공간, 도로, 상하수도 등)과 편의시설(운동시설, 방범시설, 도서관 등) 설치비용을 지원한다. 아파트에 비해 부족한 편의시설 인프라를 확충해 빌라의 정주 여건을 개선하려는 의도다. 다만 창업지원시설과 협동조합사무실 등 지역민 전체에 혜택이 돌아가지 않는 시설은 제외된다. 국고보조율은 특별시가 40%, 광역·특별자치시 50%, 기타 60%로 검토하고 있다.

뉴빌리지 지원 기구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팔을 걷어붙였다. HUG는 저금리의 자율주택정비사업 융자 규모를 총사업비의 50%에서 70%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각 지방자치단체가 원활하게 사업계획을 수립할 수 있도록 밀착 컨설팅도 지원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오는 10월께 지자체를 대상으로 공모 신청을 받아 연내 선도지구를 선정할 계획이다.
○비아파트 인허가, 36% ‘뚝’
청년과 신혼부부, 서민 등의 보금자리 역할을 하던 비아파트 시장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국 비아파트 인허가 물량은 전년 동기(2만8570가구)보다 35.8% 급감한 1만8332가구에 불과했다. 착공 실적은 더 심각하다. 비아파트 착공 물량은 작년 상반기 2만4046가구에서 올 상반기 1만7366가구로 27.8% 감소했다. 전세사기 여파로 빌라의 전세보증금 미반환 리스크가 여전히 가시지 않고 있어서다.

저층 주거지역은 여전히 정비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수요자의 외면이 더 심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뉴빌리지는 낡은 빌라촌의 주거환경을 개선한다는 점에서 ‘보여주기식’ 비판이 일었던 마을 꾸미기 등 종전의 도시재생사업과 차이가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정부는 뉴빌리지 사업이 아파트 쏠림 현상을 완화하고 비아파트 시장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고금리와 고물가로 서민·청년의 주거비 부담이 높아지고 있다”며 “청년의 주거 사다리 역할을 하는 단독주택·빌라도 도시 내 중요한 주거 형태로 균형 있게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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