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라인 규제 제각각…티메프는 '구멍' 파고들었다

입력 2024-08-01 17:59   수정 2024-08-02 02:44

규제 틈새를 파고든 전자상거래(e커머스) 업체의 무리한 확장이 티몬과 위메프 사태를 키운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온라인 유통시장의 성장·진화 속도를 쫓아가지 못하는 관련 법 전반을 손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1일 공정거래위원회와 통계청에 따르면 국내 e커머스 시장 규모는 2017년 67조원에서 지난해 227조원으로 세 배 이상 커졌다. 티몬과 위메프의 성장 스토리도 e커머스 시장의 팽창과 일치한다. 두 회사가 정산을 두 달 넘게 미루고 자금을 유용할 수 있게 된 것은 2019년부터다. 직매입과 중개 판매를 다 하는 소셜커머스에서 중개 판매만 하는 오픈마켓으로 업종을 전환하면서 대규모유통업법 대신 규제 강도가 훨씬 약한 전자상거래법을 적용받았다.

대규모유통업법은 정산일을 60일 이내로 정하고 있지만 전자상거래법은 정산일 규제가 없다. 판촉 비용과 반품에 관한 규정도 없다. 당시 두 업체가 직매입에 따른 재고 부담 등을 업종 전환의 이유로 꼽았지만 업계에선 대규모유통업법의 법망을 피하려는 꼼수로 본 이유다.

2011년 오프라인 유통업체를 규제하기 위해 마련한 대규모유통업법도 유통산업의 변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언제든지 ‘제2의 티메프’가 나올 수 있다고 유통업계가 우려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온라인 거래의 특성을 감안해 대규모유통업법을 대대적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슬기 기자 surug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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