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오피스룩 즐겨입더니 '돌변'…2030여성들 푹 빠진 옷

입력 2024-08-01 21:00   수정 2024-08-02 11:27


고가의 브랜드 오피스룩을 즐겨 입던 직장인 이유리 씨(30)는 최근 국내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에 푹 빠졌다. 주머니 사정이 여의치 않아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좋은 의류에 눈을 돌리면서다. 다만 그는 알리익스프레스·테무·쉬인(알테쉬) 같은 C커머스(중국 이커머스) 옷은 저렴해도 품질이 걱정돼 입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요즘엔 SPA 브랜드 옷도 깔끔하고 세련되게 입을 수 있는 제품이 많다. 대학생 때 찾던 저렴한 국내 브랜드들이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고물가와 불황이 이어지며 20~30대 여성들 중심으로 가성비를 앞세운 국내 SPA 브랜드 의류 선호 현상이 두드러진다. 알테쉬로 대표되는 C커머스 업체들의 공격적인 국내 사업 확장 속에서도 품질은 국내 SPA 브랜드가 믿을 만하단 인식이 자리 잡은 영향으로 풀이된다.

패션 플랫폼 지그재그는 올해 6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신규 가입 후 첫 구매로 SPA 브랜드 상품을 선택한 고객이 전년 동기 대비 2.3배(130%) 급증했다고 밝혔다. 해당 상품 첫 구매 후 다른 패션 브랜드 상품을 추가 구매한 고객은 최근 두 달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3% 늘었다. 지그재그는 “빠른 배송 서비스와 패션에 최적화된 자체 제작 콘텐츠 등이 시너지를 내며 SPA 브랜드 신규 고객층 확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이 기간 동안 주문하면 다음 날 도착하는 ‘직진배송' 전용관 내 SPA 브랜드 상품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2배 가까이(98%) 늘었다. 직진배송을 통해 SPA 브랜드 상품을 구매한 고객 수도 80% 증가했다. 카카오스타일 관계자는 “트렌드가 반영된 SPA 상품을 빠르게 받아보고 싶은 고객들 니즈를 충족시킨 결과”라며 “합리적 패션 쇼핑을 원하는 20~30대 여성들이 SPA 상품을 한 번에 구매해가고 있다”고 귀띔했다.


무신사도 지난달 8~14일 한 주간 SPA 브랜드 14개 상품을 최대 80% 할인가에 선보여 브랜드 거래액이 전년 대비 2.5배가량(146%) 늘었다고 밝혔다. 스파오, 에잇세컨즈, 지오다노는 하루에 1억원이 넘는 거래액을 기록했다. 이 기간 일상적으로 착용하기 좋은 반소매 티셔츠와 캐주얼 셔츠 판매량이 특히 높았다. 무신사 관계자는 “고물가 영향으로 합리적 소비를 지향하는 고객들이 늘면서 SPA 브랜드에 추가 할인 혜택을 더한 이번 기획전이 주목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온라인뿐 아니라 오프라인에서도 국내 SPA 브랜드 매출 신장률이 눈에 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6월 국내 주요 25개 패션·잡화 업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 늘었다. 실제 같은 달부터 지난달 말까지 이랜드의 패션 브랜드 스파오와 미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20% 뛰었다. 미쏘 관계자는 “가성비 높은 캐주얼 웨어부터 오피스룩, 액세서리까지 베이직하면서도 트렌디한 상품군이 1020세대부터 3040세대까지 전 연령대 여성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다”고 말했다.


업계에선 고물가로 합리적 가격대 상품을 찾는 고객들이 늘어난 한편 C커머스 의류는 품질 이슈로 등을 돌린 소비자들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 서울시가 지난 6월11일부터 지난달 11일까지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과 외부 전문기관을 통해 검사한 결과, 쉬인에서 판매되는 여성용 팬티에서 국내 기준치(30mg/kg)를 약 3배 초과하는 발암물질이 나왔다. 해당 성분은 화학 염료의 일종으로 여성들에게 취약한 방광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국내 SPA 브랜드 중심으로 품질을 앞세운 의류를 내세우는 경향은 더 짙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스파오 관계자는 “고품질 제품을 합리적 가격에 제공하는 게 고객들이 스파오 제품을 선택하는 주요 요인이자 알테쉬 등 저가 브랜드와의 차별화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라고 했다. 미쏘 관계자도 “미쏘가 선보이는 컬렉션은 최근 다소 난해하거나 너무 유행을 탄다는 평가를 받았던 저가·저품질 브랜드 의류와는 달리 일상에서 쉽게 원하는 스타일을 연출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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