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포르트드라샤펠 경기장에서 열린 배드민턴 혼합복식 준결승전에서 세계랭킹 8위 김원호-정나은은 세계 2위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 조를 2-1(21-16 20-22 23-21)로 꺾었다.
묵직한 스매시를 연발하며 서승재-채유정을 괴롭힌 김원호는 3게임 도중 숨을 헐떡이며 코트에 주저앉았다.
이를 본 심판은 주머니에서 옐로우 카드를 꺼내려 했고, 김원호는 이내 메디컬 타임을 요청했다. 파트너인 정나은도 연신 도움을 요청했고, 김원호는 의료진에게서 받은 비닐백에 구토하기도 했다.
김원호는 "헛구역질이 나와서 한 번 나오는 거겠지 했는데 코트에 토할 것 같았다"면서 "레프리를 불러 봉지에다가 토했는데, 코트에서 이렇게 티를 낸 것은 처음"이라고 털어놨다. 이어 "운동선수로서 보여주면 안 되는 모습이었는데 올림픽에서 보여줬다"며 머쓱해 하며 말했다.
온라인상에는 "배드민턴 보는 사람들 울컥하게 만든 김원호 선수", "김원호 선수가 경기 멈추니 심판이 옐로우 카드 꺼냈는데 메디컬 요구하더니 토했다. 엄청나게 힘들어하면서도 경기 캐리하고 있다", "정신력 미쳤다", "짜릿한 코리안 더비였다", "간절함이 보여서 보다가 눈물이 났다" 등 반응이 나왔다.
한편 김원호는 이번에 은메달을 확보하며 병역 특례 혜택을 받게 됐다. 그는 '모자 메달리스트'라는 기록도 세웠다. 김원호의 어머니는 길영아 삼성생명 배드민턴 감독으로 1996 애틀랜타 올림픽 혼합복식 금메달리스트다.
김원호는 "제가 길영아의 아들로 사는 게 아니라 엄마가 김원호의 엄마로 살 수 있을 것 같다"며 기쁨을 드러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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