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득 의원하고 김병주 의원께서 상당히 고성이 오갔는데, 저는 여기가 육사 선·후배 간에 싸움터인 줄 알았어요. 이게 뭐 하는 짓입니까, 이게. 제가 17년간 국방위 하면서, 처음 출석해서 서로 간에 고성 쓰고 (이런 것 처음 봤습니다.) 이게 뭐 하는 겁니까."(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
22대 국회에서 처음 열린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 회의에서 여야 의원 간 고성이 오갔다. 국방위원장을 지낸 국회 국방위원회의 최고 고참, 5선의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를 지켜보며 이 같은 쓴소리를 남겼다.
국방위원회는 1일 22대 국회 개원 두 달 만에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중요한 현안인 국군정보사령부(정보사) ‘블랙요원’ 기밀 유출과 북한 오물풍선 등에 대해서는 제대로 다뤄보지도 못하고 낯 뜨거운 '고성 공방'만 벌였다.
국방위 회의는 지난달 초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본회의에서 '정신 나간 국민의힘 의원들' 발언을 한 탓에 무산됐다. 이후 처음으로 회의가 열리자, 의원들은 그간 회의를 열지 못한 책임을 두고 공방을 벌이기 시작했다.
국민의힘 소속 임종득 의원은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서 '정신 나간 사람들'이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따지기 시작했다. 이에 김병주 의원도 지지 않고 "정신 나갔으니까 나갔다고 하는 거지, 그게 뭐 잘못된 거냐"고 맞받았다.
이후에도 임종득 의원은 "(정신 나간 국민의힘) 발언은 실수가 아니었다. 정확하게 의도대로 이뤄진 것"이라고 발언을 이어갔고, 발언 도중 김병주 의원이 끼어들자 "내가 이야기하고 있다"며 버럭 소리를 지르기도 했다. 김병주 의원 역시 "아직도 정신 못 차렸느냐"며 "부끄러워해야 하는 것은 국민의힘"이라고 말했다.
고성 공방을 벌인 두 사람은 육사 선후배 사이다. 임종득 의원이 육사 42기, 김병주 의원은 육사 40기다.
이외에도 여야는 서로 '네 탓 공방'을 주고받았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정보사 기밀 유출 사건이 터졌다. 또 한미일 군사협력, 방위비 분담금 협상, 오물풍선 대응 등 (정부가) 제대로 하는 것이 없다"면서 "야당 간사를 물고 늘어지면서 사과를 핑계로 국방부 장관을 부르지도 않고 그렇게 한가하냐고 묻고 싶다"고 말했다.
반면, 국민의힘 측에선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출마한 김 의원이 국방위 전체회의를 선거용 무대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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