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학개미, 이제는 '엔비디아' 놔줘야"…고수의 조언 [한경 재테크쇼]

입력 2024-08-08 07:30   수정 2024-08-08 07:46


"'탈(脫) 엔비디아' 움직임이 세지고 있습니다. 엔비디아 비중을 덜어내고 다른 빅테크(대형 기술기업)에 분산 투자할 시기입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사진)은 최근 서울 중림동 <한경닷컴>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투자자들에게 이같이 조언했다.

그는 하반기 미국 증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최근 '리세션'(경기침체) 우려와 중동 불안 등으로 미 증시가 급락하기도 했지만 이는 추세가 아닌 일시적인 흐름일 것이란 관측이다.

현재 미국 증시에는 호재와 악재가 뒤섞여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최근 '9월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한 데다 빅테크 호실적이 더해져 투자심리가 살아났지만, 미국의 악화된 경제지표들이 이런 기대감을 짓누르고 있다. 여기에 4년마다 한 번씩 돌아오는 대형 이벤트 '미국 대선'은 호재일지 악재일지 모를 불확실성이다.


다만 박 센터장은 호재에 더 비중을 두고 있다. 하반기부터 시작될 '금리 인하 모멘텀'은 시장이 오랜기간 기다려온 재료인 데다, 향후 상당기간에 걸쳐 지속될 것이란 분석에서다.

그는 "미국 기준금리가 연 2% 수준에서 연 5%대까지 올라왔고 여기에서 다시 연 2%대로 떨어지는 모멘텀은 시장에 꽤 강한 반동을 줄 것"이라며 "기준금리가 이 수준까지 떨어질 2025년과 2026년까지 미국 증시는 꾸준히 우상향 그래프를 그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경제 상황이 불안정한 만큼 종목에 집중하는 '바텀업' 접근을 권했다. 주식 투자에서 바텀업이란 시장 상황보다는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 등 내재적 가치에 집중해 종목을 발굴하는 전략이다.

특히 '빅테크' 위주의 상승장이 예상된다면서 관련 종목들에 주목했다. "빅테크들은 실적 모멘텀이 원체 강한 업종인 만큼 시장의 모멘텀과 방향을 같이 할 것"이라는 게 박 센터장 관측이다. 다만 상반기 증시 주역인 엔비디아는 비중을 줄여나갈 시기라고 전했다.

간밤 미 증시에서 손절 매물 출회 등 여파로 엔비디아는 5%대 급락하며 100달러선이 무너졌다. '제2 엔비디아'로 불리는 브로드컴을 비롯해 ARM홀딩스도 5% 넘게 하락했다.

그는 "빅테크들이 반도체의 최종 수요자들인데 이들 사이에서 최근 들어 엔비디아의 독주를 저지하려는 '탈 엔비디아' 분위기가 거세다"며 "엔비디아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보다는 반도체·인공지능(AI) 전반에 걸쳐 여러 빅테크에 분산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관련 종목으로는 △브로드컴 △TSMC △퀄컴 △ARM 등을 추천했다. 업종이나 테마 중에서는 빅테크 이외에도 △방산과 △안티에이징(노화방지) 분야를 주목했다. 특히 안티에이징 테마의 경우 미국에서 젊음을 유지하려는 '항노화' 수요가 강하게 살아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센터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교보생명에서 이코노미스트로 일했다. 2006년부터 미래에셋증권으로 적을 옮겨 자산배분 전략을 총괄해 왔다. 지난해 12월 센터장이 된 그는 다달이 '글로벌 자산배분' 리포트를 발간하며 국내외 거시경제 여건을 짚고 이런 분석을 기반으로 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제안하고 있다.

박 센터장은 오는 30일 열리는 '2024 한경 재테크쇼'에 연사로 나선다. 그는 '하반기 주식 핵심 테마'라는 주제 아래 하반기 미국 증시 전망과 유망 주식·업종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행사는 서울 여의도동 글래드 여의도 호텔 블룸홀에서 오프라인으로 진행한다. 행사 대주제는 '다가오는 금리인하, 재테크 전략 어떻게 바꿀까'이다. 박 센터장 외에도 윤지호 LS증권 리테일사업부 대표, 채상욱 커넥티드그라운드 대표, 박장원 신한투자증권 센트럴금융센터 차장,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김학렬 스마트튜브 부동산연구소장이 연단에 오른다. 최근 실전투자대회 '한경 스타워즈'서 우승한 '상선약수'팀의 박장원 신한투자증권 센트럴금융센터 차장도 한경 재테크쇼에서 투자 전략을 소개한다.

행사는 오는 30일 오후 1시30분부터 4시30분까지 진행된다. 참가 신청은 한경 재테크쇼 홈페이지에서 할 수 있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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