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인하' 시사한 파월에…금값, 2500弗 뚫고 고공행진

입력 2024-08-02 17:42   수정 2024-08-04 14:29

국제 금값이 또 한 번 트로이온스당 2500달러 선을 뚫었다. 금리 인하 기대에 더해 글로벌 증시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 가격이 지나치게 올랐다는 심리도 작용해 최근 금 관련 인버스에 투자하는 개미가 늘고 있다.


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COMEX)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GCZ24) 가격은 전날 대비 0.31% 오른 트로이온스당 2480.80달러에 거래됐다. 이날 장중 2506.60달러까지 치솟으며 2500달러 선도 돌파했다. 지난달 18일 이후 2400달러 박스권에 갇혀 있던 금값이 다시금 꿈틀대는 모습이다.

국내 개인투자자의 금 매수세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주일간 개인이 순매수한 금 거래대금은 182억8723만원이었다. 금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도 높아졌다. ‘KODEX 골드선물’ 가격은 이날 1만5095원으로, 한 달간 4.68% 올랐다. ‘ACE KRX 금현물’ 역시 같은 기간 4.40% 상승했다.

반대로 금 가격이 오를 만큼 올랐다고 보는 개미도 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최근 1주일(7월 25일~8월 1일) 사이 금값 하락에 베팅하는 ETF인 KODEX 골드선물인버스(H)를 3450만원어치 순매수했다. 직전 1주일인 지난달 18~25일 사이 8975만원어치를 순매도한 것과 반대되는 움직임이다.

증권가에서는 금 가격이 중장기적으로 오를 것이란 전망이 많다. 중동의 지정학적 위기감이 고조됨에 따라 안전자산 선호도가 높아져서다. 지난달 31일 하마스 최고 정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가 이란 테헤란에서 피살된 뒤 중동 내 반이스라엘 연대인 ‘저항의 축’이 보복을 예고하면서 5차 중동전쟁 발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오는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금값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투자은행 모건스탠리, UBS 등은 연내 금값 전망치를 2600달러까지 상향 조정했다. 알레호 체르원코 UBS 투자전략가는 “Fed의 금리 인하 기대와 각국 중앙은행의 높은 수요가 금 가격을 견인할 것”이라며 “금은 인플레이션과 달러 약세에 대한 효과적 헤지 수단”이라고 말했다.

양현주 기자 hjy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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