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 25만원 지급안 국회 본회의 통과에…정부 "재의요구 건의"

입력 2024-08-02 19:18   수정 2024-08-02 19:50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전국민 25만원 지급안'이 본회의를 통과하자 정부가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혔다. 발표자로 나선 이상민 행안장관은 "재의요구를 건의하겠다"고 했다.

2일 오후 6시 이 장관은 서울 적선동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특별조치법안 통과 관련 입장 부처 합동브리핑'을 열고 "민생회복지원금은 과도한 재정 부담을 초래하고 소비 촉진 효과는 불확실한 반면, 물가나 시장 금리에 영향을 미쳐 민생 어려움을 오히려 가중시킬 수 있다"며 "재정당국을 비롯한 정부의 동의도 없고, 사회적 공감대도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법률안이 국회 내 야당 주도로 본회의를 통과"했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날 브리핑은 오후 3시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전날 상정한 ‘민생회복지원금지급 특별조치법’이 본회의에서 통과된 데 따라 마련됐다. 해당 법안은 민주당에 의해 24시간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를 종료당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전원 퇴장한 가운데 찬성 186명, 반대 1명으로 처리됐다.

법안은 지난 4월 총선 당시 민주당 핵심 공약이었던 1인당 25만원 정도의 민생회복지원금 지급 내용을 바탕으로 한다. 전 국민에게 25만원~35만원의 민생회복 지원금을 지역사랑상품권 형태로 지급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구체적으로는 지원금 지급을 위해 국가·지방자치단체가 행정 및 재정적 지원을 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이를테면 정부는 법률안 공포 후 3개월 안으로 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이날 이 장관은 "법률안에 중대한 문제점이 있다"며 크게 세 가지 내용을 지적했다. △법률안 공포 후 3개월 내 지원금 지급 위한 추경예산 편성 강제해 헌법이 정한 정부의 고유한 권한을 침해 △대규모 현금성 지원으로 재정적·경제적 부작용 예상 △지역사랑상품권만으로 단기간 내 지급은 사실상 집행 불가능하다는 등을 언급했다.

특히 이 장관은 "일률적인 현금성 지원은 일시적인 미봉책에 불과하다"며 "현재 상황에서는 개개인에 대한 맞춤형 처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이 장관은 "법률안의 정부 이송 시 대한민국 헌법에서 규정하는 재의요구를 건의해 행안장관의 소임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재의요구안(거부권)을 건의하고 대통령이 재가(裁可)하면 정부는 헌법이 명시하는 대통령의 권한으로 국회에 의결된 법에 대한 재의(再議)를 요구하게 된다. 국회가 재의 요구로 인해 돌아온 법안을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 상태에서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가결(제출 의안을 합당하다고 결정)하지 않으면, 해당 법안은 폐기될 수 있다.

오유림 기자 ou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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