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일반의(GP)들이 정부에 진료 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60년 만에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영국 정부가 올해 일반의 보조 예산을 1.9%만 증액하자 쟁의 결의를 했다. 영국 공공의료 체계에서 일반의는 국민보건서비스(NHS)에 직접 고용되지 않고 개별 사업자로서 NHS와 계약을 맺고 지원을 받는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영국의학협회(BMA)는 전날 잉글랜드 지역 일반의 8518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98.3%가 쟁의행위에 찬성했다. 모든 일반의가 협회에 소속된 것은 아니며. 협회 소속 잉글랜드 일반의는 1만2590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67.7%가 투표에 참여했다.
잉글랜드 일반의들은 전면 파업이나 집단 휴업 등 극단적인 방법 대신 각자가 협회가 제안한 태업 방안을 선택하기로 했다. 협회가 제시한 집단행동은 대면 진료를 하루 최대 25명으로 제한하는 방식이 대표적이다. 영국 일반의들은 많을 때 하루 40명의 환자를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업무는 거부하기 △NHS의 정식 절차를 통하지 않고 직접 전문의에 환자 진료 의뢰하기 △환자에게 최선의 이익이 아닌 경우엔 환자 자료의 공유 거부하기 △배급 제한 무시하고 환자에게 가장 이익이 되는 처방하기 등의 방식을 집단행동의 방식으로 제시했다. BMA의 케이티 브라말-스타이너 GP위원장은 이번 태업 결의는 60년 만에 이뤄지는 쟁의라고 강조하며 "한계에 다다른 일반의들의 절박한 행동"이라며 "너무 오랫동안 환자들이 원하는 치료를 하지 못했고 환자들은 고통받고 있다"고 말했다. 협회 측은 현재 예정된 조치는 공식적인 쟁의행위로 간주되지 않아 무기한 파업을 계속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환자 단체는 집단행위가 "이기적"이라고 지적하며 일반의가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에게 해를 끼치고 대중의 지지를 잃을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다. NHS 관계자는 가디언에 "진료소는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 30분까지 열려야 한다"며 "파업을 종식하기 위한 결의안을 찾기 위해 장관들과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노동당 정부는 최근 독립 자문위원회 권고에 따라 향후 일반의 진료소 재정 지원금을 6% 인상하겠다고 밝혔지만 BMA는 충분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이전에 일반의가 전면 집단행동에 나선 것은 1964년 정부에 날짜를 적지 않은 사직서를 집단으로 제출했을 때다. 2012년엔 일부 일반들이 은퇴 연령 상향 등에 반대해 쟁의행위에 나섰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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