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업계에 따르면 ‘티메프 사태’ 이후 G마켓의 하루 트래픽이 전월 대비 최대 15% 늘면서 여행 상품·항공권 판매가 눈에 띄게 증가했다. 지난달 25~31일 G마켓의 여행 상품·항공권 판매 건수는 한 달 전보다 85%나 급증했다. 티메프에서 이탈한 여행상품 수요가 대부분 G마켓으로 이동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티메프와 운영 방식이 비슷한 G마켓이 당분간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한다. G마켓과 티메프는 같은 오픈마켓인 데다 특정 카테고리의 여러 상품을 묶어 할인하는 ‘딜 프로모션’을 펼친다는 점이 비슷하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G마켓은 구매 결정 다음 날 정산해 주고, 신세계그룹 계열사여서 재무 건전성에도 큰 문제가 없다는 점 때문에 이용자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G마켓의 DAU는 증가세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의 DAU는 정산 지연 사태가 본격화되기 전인 지난달 9일 각각 120만 명, 80만 명이었지만 불과 20일 만에 60% 이상 급감해 38만 명, 29만 명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11번가, 쿠팡, 알리익스프레스 등의 DAU도 소폭 감소했지만, G마켓은 유일하게 111만 명에서 116만 명으로 4% 이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장기적으로는 양대 e커머스 플랫폼인 네이버쇼핑과 쿠팡으로 탈티메프족이 몰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판매자와 이용자들이 상대적으로 안전해 보이는 1, 2위 e커머스로 쏠리면서 양강 구도가 더 강화될 가능성도 크다.
특히 국내 최대 오픈마켓인 네이버쇼핑이 티메프의 알짜 판매자들을 대거 유치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쇼핑은 2022년 기준 국내 오픈마켓 시장의 42%를 점유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5일 낸 보고서에서 “이번 사태로 연 7조원 수준의 총거래액(GMV)이 경쟁 오픈마켓으로 유입될 것”이라며 “국내 최대 오픈마켓 사업자인 네이버로 2조5000억원 이상이 들어올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직매입 비중이 큰 쿠팡도 이용자 증가를 기대하고 있다. 오픈마켓의 정산 및 환불에 대한 불안감이 커진 상황에서 판매자로부터 물건을 매입한 뒤 판매하는 사업 방식이 더 안정적인 것으로 판단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다.
e커머스업계는 국내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 알리익스프레스 등 C커머스의 움직임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 e커머스업계 관계자는 “가성비를 앞세워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알리익스프레스가 추후 여행상품 등으로 카테고리를 확장하면 티몬·위메프의 기존 고객을 빨아들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양지윤 기자 yang@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