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칼 갈아온 펜싱, 강심장 키워낸 사격…올림픽 효자됐다

입력 2024-08-05 18:10   수정 2024-08-06 00:40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한국 선수단이 금빛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예상한 금메달 5개를 대회 사흘 만에 따내더니 2012년 런던 대회(금메달 13개) 후 12년 만에 두 자릿수 금메달을 획득했다.

그 중심에는 활·총·칼로 대표되는 양궁·사격·펜싱이 있었다. 세 종목에서만 금메달 10개를 쏟아내며 메달 레이스의 삼두마차 구실을 했다. 은메달과 동메달을 합치면 메달은 16개에 달한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얻은 총메달의 절반을 뛰어넘는다.
양궁의 ‘바늘구멍’ 선발전
한국 양궁은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금메달 5개를 거머쥐는 위업을 달성했다. 여자 단체전은 10연패의 역사를 썼다. 매 대회 ‘한국 양궁은 왜 강한가’라는 질문이 쏟아지는 이유다. ‘예부터 활을 잘 쏘는 민족이다’ ‘젓가락을 사용해 손기술이 좋다’ 등 외신도 다양한 분석을 내놨다.

3관왕을 기록한 김우진(32)은 대한양궁협회의 공정하고 투명한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이 한국 양궁을 세계 최강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대표 선발 과정이 공정하기 때문에 모두가 동등하게 경쟁을 펼친다는 점이 한국 양궁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한다. 전 대회 금메달리스트도 예외 없이 세 차례 선발전과 두 차례 평가전을 통과해야 올림픽 출전권을 받을 수 있다. 과거 성과와 상관없이 현재 실력으로만 평가하다 보니 2021년 도쿄 대회 3관왕을 차지한 안산(24)조차 파리행 티켓을 손에 넣지 못했다.
싹 바꾼 사격·경험 쌓은 펜싱
금메달 3개를 따내며 역대 최고 성적을 낸 한국 사격의 비결도 대표 선발 방식 변화에 있다. 지난해까지 다섯 차례 본선만 치러 고득점순으로 올림픽 대표 선수를 뽑았는데, 이번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처음으로 결선 녹아웃 방식을 도입해 진정한 ‘강심장’을 추려냈다. 결선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기록한 선수를 한 명씩 떨어뜨리는 녹아웃 방식은 올림픽 무대에서 빛을 발했다. 여자 공기소총 10m 반효진(16)과 여자 25m 권총 양지인(21) 모두 슛오프 접전 끝에 승리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메달을 따려면 결선에서 마침표를 찍는 게 중요하다는 대한사격연맹의 분석이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로 목표를 달성한 한국 펜싱의 바탕에는 ‘키다리 아저씨’가 있었다. 20년 넘게 아낌없이 지원을 이어온 SK텔레콤이다. 신체 조건이 뛰어난 유럽 선수와 대등하게 겨루려면 국제무대 경험이 많을수록 좋다.

SK텔레콤은 해외 전지훈련 및 국제 대회 지원은 물론이고 2004년부터 올해까지 SK텔레콤 국제 그랑프리 펜싱 대회를 열어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쟁력을 키웠다. 대한펜싱협회의 체계적인 대회 지원도 큰 힘이 됐다. 진천선수촌에 올림픽 경기장과 같은 규격의 피스트를 마련한 뒤 관중 함성과 경기장 조명까지 동일한 조건을 맞춰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대회 2관왕 오상욱은 “해외에서 열리는 각종 주요 대회에 걱정 없이 참가할 수 있게 해준 SK텔레콤에 늘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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