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심에는 활·총·칼로 대표되는 양궁·사격·펜싱이 있었다. 세 종목에서만 금메달 10개를 쏟아내며 메달 레이스의 삼두마차 구실을 했다. 은메달과 동메달을 합치면 메달은 16개에 달한다. 한국이 이번 대회에서 얻은 총메달의 절반을 뛰어넘는다.
3관왕을 기록한 김우진(32)은 대한양궁협회의 공정하고 투명한 국가대표 선발 시스템이 한국 양궁을 세계 최강으로 이끌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가대표 선발 과정이 공정하기 때문에 모두가 동등하게 경쟁을 펼친다는 점이 한국 양궁의 힘”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은 ‘낙타가 바늘구멍을 지나가는 것보다 어렵다’고 한다. 전 대회 금메달리스트도 예외 없이 세 차례 선발전과 두 차례 평가전을 통과해야 올림픽 출전권을 받을 수 있다. 과거 성과와 상관없이 현재 실력으로만 평가하다 보니 2021년 도쿄 대회 3관왕을 차지한 안산(24)조차 파리행 티켓을 손에 넣지 못했다.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로 목표를 달성한 한국 펜싱의 바탕에는 ‘키다리 아저씨’가 있었다. 20년 넘게 아낌없이 지원을 이어온 SK텔레콤이다. 신체 조건이 뛰어난 유럽 선수와 대등하게 겨루려면 국제무대 경험이 많을수록 좋다.
SK텔레콤은 해외 전지훈련 및 국제 대회 지원은 물론이고 2004년부터 올해까지 SK텔레콤 국제 그랑프리 펜싱 대회를 열어 국가대표 선수들의 경쟁력을 키웠다. 대한펜싱협회의 체계적인 대회 지원도 큰 힘이 됐다. 진천선수촌에 올림픽 경기장과 같은 규격의 피스트를 마련한 뒤 관중 함성과 경기장 조명까지 동일한 조건을 맞춰 선수들의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대회 2관왕 오상욱은 “해외에서 열리는 각종 주요 대회에 걱정 없이 참가할 수 있게 해준 SK텔레콤에 늘 고마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서재원 기자 jw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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