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회장은 5일 SK하이닉스 본사인 이천캠퍼스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인공지능(AI) 메모리 분야 사업 현황을 점검했다. 이 자리엔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 등 주요 경영진이 함께했다.
최 회장이 살펴본 HBM 생산 라인은 최첨단 후공정 설비가 구축된 시설이다. 이곳에선 지난 3월부터 업계 최고 성능의 AI용 메모리인 5세대 HBM 'HBM3' 8단 제품을 양산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AI 메모리 리더십을 공고히 하기 위해 차세대 HBM 상용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HBM3E 12단 제품을 올 3분기 안에 양산해 4분기부터는 고객에게 공급할 계획이다. 6세대 HBM(HBM4)은 내년 하반기 중 양산을 목표로 개발 중이다.
최 회장은 HBM 생산 라인을 점검한 뒤 곽 대표와 SK하이닉스 송현종·김주선 사장 등 주요 경영진과 AI 시대 D램, 낸드 기술·제품 리더십, 포스트 HBM을 이끌어 나갈 미래 사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장시간 논의했다.
그는 최근 글로벌 주식 시장 변동성으로 제기되는 AI 거품론과 관련해 "AI는 거스를 수 없는 대세이고 위기에서 기회를 포착한 기업만이 살아남아 기술을 선도할 수 있다"며 "어려울 때 일수록 흔들림 없이 기술경쟁력 확보에 매진하고 차세대 제품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최근 해외 빅테크들이 SK하이닉스의 HBM 기술 리더십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이는 3만2000명 SK하이닉스 구성원들의 끊임없는 도전과 노력의 성과인 동시에 우리 스스로에 대한 믿음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묵묵히 그 믿음을 더욱 두텁게 가져가자"고 격려했다.
그러면서 "내년에 6세대 HBM을 조기 상용화 해 대한민국의 AI 반도체 리더십을 지키면서 국가 경제에 기여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지난 1월에도 SK하이닉스 이천캠퍼스를 찾은 이후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의 연쇄 회동 등을 통해 AI 반도체 리더십 강화와 글로벌 협력 네트워크 구축을 위한 현장경영을 이어오고 있다.
실제로 그는 지난 4월 미국 엔비디아 본사에서 젠슨 황 CEO를 만나 글로벌 AI 동맹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6월엔 대만을 찾아 웨이저자 TSMC 회장과 협력 방안을 공유했다.
같은 달 말부터 약 2주 동안엔 미국에 머물면서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아마존, 인텔 등 주요 빅테크 CEO들과 연이어 회동을 갖고 AI·반도체 파트너십을 구축하기 위한 방안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지난달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제주포럼에선 국내 주요 AI 분야 리더들과 미래 전략을 논의하기도 했다. 또 이보다 앞서 SK그룹 경영전략회의를 통해 그룹 차원의 AI 성장 전략을 주문했다.
SK 관계자는 "최 회장은 SK의 AI 밸류체인 구축을 위해 국내외를 넘나들며 전략 방향 등을 직접 챙기고 있다"며 "SK는 HBM, 퍼스널 AI 어시스턴트 등 현재 주력하고 있는 AI 분야에 더해 AI 데이터센터 구축 등 AI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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