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發 반도체 빅뱅…HBM 이어 CXL이 뜬다

입력 2024-08-05 17:19   수정 2024-08-08 17:06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Compute eXpressLink)가 마이크로소프트(MS), 구글 등 빅테크의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을 위한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자존심을 구긴 삼성전자가 CXL에 사활을 건 가운데 국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도 CXL 생태계에 앞다퉈 뛰어드는 모양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AI 반도체에 들어가는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가속기, 프로세서 등 서로 다른 시스템 장치를 연결하는 CXL 생태계가 커지고 있다. 생성형 AI가 대세가 되면서 데이터 처리량이 급증한 영향이다. 기존 서버에서 사용하던 D램은 한정된 범위에서만 용량 확장이 가능해 대규모 용량 처리에 한계가 있었다.

D램의 용량 한계로 데이터 병목현상이 발생하자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처리 속도를 높인 HBM이 대안으로 떠올랐다. SK하이닉스 등 국내 D램 업체들이 최근 들어 제2의 전성기를 맞은 배경이다. 병목현상을 해결하는 두 번째 방법은 장치 간 연결 경로를 간소화해 데이터 처리를 최적화하는 CXL이다. CXL D램을 사용할 경우 서버 한 대당 메모리 용량을 최대 10배가량 늘릴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HBM이 도로 위에 고가 도로를 설치하는 개념이라면 CXL은 2차선 도로를 4차선, 8차선으로 넓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명수 KAIST 교수가 2022년 창업한 파네시아가 CXL 팹리스의 대표주자로 꼽힌다. 업계에선 아직 CXL 1.1 또는 2.0 솔루션을 사용 중이지만 파네시아는 최신 표준인 CXL 3.0 제품(사진)까지 공개한 상태다. 파두의 자회사인 이음은 ‘CXL 스위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CXL 스위치는 CPU, 메모리, AI 가속기 등 여러 시스템을 연결하고 이들 사이 종단간(end-to-end) 통신을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오픈엣지테크놀로지는 CXL 컨트롤러로 유명하다. CXL 컨트롤러는 CPU 등으로부터 명령어를 받은 뒤 D램을 제어하는 시스템 반도체다. CXL 특허 20건 이상을 확보한 메티스엑스는 AI의 환각 현상 해결에 핵심 역할을 하는 벡터 데이터베이스 등의 성능을 입증했다.

시장조사업체 욜인텔리전스에 따르면 CXL 시장 규모는 2022년 1700만달러(약 234억원)에서 2028년 158억달러(약 21조7000억원)로 확대될 전망이다. 김용석 성균관대 반도체융합공학과 교수는 “데이터센터 시장 성장세에 발맞춰 CXL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CXL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 메모리 확장 장치, 가속기, 프로세서, 스위치 등 서로 다른 다양한 시스템을 연결해주는 인터페이스(통신 기술)를 의미한다. 데이터양이 급증하면서 메모리 용량이 커지자 이를 효율적으로 연결하기 위해 등장한 기술이다.

강경주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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