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팔아야 되는데"…폭락장 거래 먹통에 서학개미 '분노'

입력 2024-08-06 11:22   수정 2024-08-06 11:26



국내 증권사들의 미국 주식 주간거래(데이마켓) 결제 취소 작업이 지연되면서 해당 서비스를 이용했던 일부 투자자들의 거래가 5일 자정이 넘어설 때까지 '먹통'이 되는 사태가 벌어졌다. 미국 현지 대체거래소(ATS)는 급격한 시장 변동성에 이날 하루 주간거래 서비스를 전면 중단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NH투자증권, 삼성증권 등에서 주간거래 서비스를 사용한 일부 투자자들은 자정을 넘긴 미국 정규 거래 시간에도 거래를 하지 못했다. 전날 오후 2시45분부터 미국 현지 대체거래소(ATS)가 주간거래 전면 중단을 알린 후 결제 취소 후 원상복구(롤백)가 늦어지면서다.

전날 현지 ATS인 블루오션이 주식 체결 취소를 통보하면서 오후 5시부터 열리는 미국 주식 개장전 거래(프리마켓)도 일부 지연됐다.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미국 정규장 개장 시각인 오후 10시 30분 전까지는 롤백 작업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롤백 작업이 늦어지면서 정규장 개장 후에도 투자자들의 거래가 묶였다. 매매 정상화는 새벽 1시를 넘겨서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급격해지면서 투자자들은 "투자 기회를 놓쳤다"거나 "제때 손절하지 못했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전날 엔비디아는 프리마켓에서 15% 가까이 급락하며 한때 92달러 선까지 떨어졌지만 정규장 이후 낙폭을 축소하면서 6.35% 내린 100.45달러에 마감했다.

주식투자자 A씨는 "어제 거래가 지연되면서 금융감독원에 거래 장애 관련 민원을 바로 제기했다"고 했다. 또다른 투자자 B씨는 "거래 지연 피해를 입은 투자자들끼리 법적 대응을 하기 위해 모임을 만들겠다"고 했다.

투자자들의 항의가 빗발치면서 증권사들은 대응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ATS의 문제로 대규모 결제 지연이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통상적으로 증권사 내 전산 장애가 발생해 주식 거래가 되지 않을 경우 증권사들은 주문 기록을 남긴 후 보상 신청을 하도록 하고 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오전 중 투자자들의 민원 대응을 위해 긴급 회의에 들어갔다"고 했다. 또다른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현지거래소가 일방적으로 거래를 중단한 만큼 국내 증권사들은 원칙적으로 보상할 규정이 없어 난감한 상황"이라고 했다.

전날 미국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6일도 미국 주식 주간거래는 전면 중단됐다. 이날 국내 전 증권사들은 블루오션 측의 요청에 따라 주간거래를 휴장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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