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 혼인 건수가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인구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결혼을 포기하는 젊은 세대의 증가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5일 펑파이신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중국 민정부가 발표한 최근 통계에서 올해 상반기(1~6월) 혼인신고는 343만 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392만 8,000건) 대비 12.7% 감소한 수치다. 10년 전인 2014년 상반기(694만 건)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었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인구 연구자를 인용해 “올해 연간 혼인신고 건수는 660만 건에 그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1980년 이래 가장 적은 수치”라고 전했다.
통상적으로 중국에서는 최대 명절인 춘절(설) 기간에 혼인 신고가 집중된다. 이 추세에 따르면 하반기에 혼인신고 수의 증가 폭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의 연간 혼인신고 건수는 2014년부터 매년 감소했다. 2013년 1,346만 9,000건이었던 혼인 건수는 2019년 927만 3,000건으로 처음 1,000만 이하를 기록했다. 이후 2020년 814만 3,000건, 2021년 764만 3,000건, 2022년 683만 5,000건으로 내림세를 이어왔다.
코로나 정책이 해제되면서 지난해 혼인신고 건수는 768만 건으로 반등했다. 봉쇄 기간 결혼을 미루던 커플들이 대거 결혼에 나섰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중국 전문가들은 이 같은 증가세가 반짝 효과에 불과했다고 평가했다.
중국 혼인건수가 줄어든 배경으로는 결혼 적령기 인구 자체가 감소한 영향이 크다. 실제로 중국에선 1987년 이후 출산율이 꾸준히 감소해 왔다. 또 경제 침체와 취업난 등으로 결혼을 포기하는 젊은층이 늘어난 것도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중국에는 결혼 기피를 넘어 결혼을 무섭게 생각하는 청년들이 늘어났다. 결혼에 공포를 느끼는 이들을 일컫는 ‘공혼족(恐婚族)’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다. 여성은 결혼으로 인한 경력 단절, 남성은 신부에게 주는 결혼지참금 ‘차이리(彩禮)’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중국 당국은 다양한 결혼 장려 정책을 내놓고 있다. 지방 정부는 과도한 금액으로 사회 문제가 된 차이리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또 스몰 웨딩을 장려하고, 청년의 결혼을 주선한 중매인에게 현금을 지원하기도 했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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