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하면 돈 줘요" 연관검색어도 조작?…네이버, 칼 빼든다

입력 2024-08-06 15:03   수정 2024-08-06 15:04

"네이버 플레이스 검색하고 퀴즈 풀면 10원을 드려요."

한 금융 플랫폼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진행하고 있는 리워드(보상) 이벤트 내용이다. 한 의료기관명을 네이버 검색창에 입력한 다음 해당 기관을 누르고 '주변' 탭에서 표시되는 첫 번째 명소 이름을 입력하면 10원을 지급하는 이벤트다.

이 플랫폼에서 제시한 검색어엔 특정 지역명이 함께 적혀 있다. 사용자들이 이 이벤트를 통해 해당 기관명을 많이 검색할수록 연관검색어에 이 기관이 노출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다. 예컨대 '서울병원'이라고 검색할 경우 해당 의료기관명이 연관검색어로 표시될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네이버 검색창에 일부 글자만 적어도 자동으로 검색어가 완성되는 기능을 노려 리워드 이벤트를 진행하는 플랫폼들이 적지 않다. 네이버는 검색창에 '올림픽'만 입력해도 '올림픽 일정'이 표시되는 방식의 자동완성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방식의 이벤트가 자동완성 서비스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실시간 검색어 조작 논란으로 홍역을 치렀던 포털업계 입장에선 촉각을 세울 수밖에 없는 상황. 네이버도 최근 리워드 이벤트를 통해 자동완성 기능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예의주시하는 중이다.

실제로 일부 마케팅 업체들이 자동완성 기능을 활용한 마케팅 방식을 홍보하고 있다. 네이버 블로그나 카페 등에선 '연관검색어 자동완성 100% 맞춤 노출 보장', '연관검색어를 통한 매장 상위노출 마케팅'과 같은 홍보글이 수두룩하다.

포털도 리워드 이벤트 방식엔 대응할 수 있는 방법이 마땅치 않은 실정. 한 업계 관계자는 "리워드 앱에서는 각각의 이용자가 본인의 기기로 페이지에 접근해 작업을 수행하기 때문에 일반적인 매크로에서 나타나는 패턴은 보이지 않아 탐지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문제는 리워트 이벤트가 진행된 이후 실제 연관검색어가 변경되는 사례가 나타난 것. 리워드앱에서 '지역명+맛집+상호명'으로 구성된 검색어를 입력하도록 유도한 이벤트를 진행한 뒤 지역명과 '맛집'을 함께 입력하자 해당 상호명이 연관검색어에 노출된 사례가 발견됐다.

네이버를 대상으로 한 리워드앱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총 24개. 유명 금융 플랫폼들과 리워드앱들이 이 같은 방식의 리워드 이벤트를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워드 이벤트로 연관검색어에 변동이 생길 경우 검색 품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일반 사용자들이 많이 찾는 검색어 대신 특정 업체가 진행한 마케팅 활동의 결과물을 연관검색어로 보게 되는 탓이다.

이는 리워드 이벤트 등 마케팅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일 수 없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입장에서도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이상무 강릉시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리워드앱 등을 통한 검색어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이 실제로 필요한 정보를 찾기 어려워질 수 있다"며 "이런 문제는 포털서비스 검색 품질 저하뿐만 아니라 소상공인 입장에서도 공정한 경쟁을 하는데 악영향을 줄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에 관련 민원도 빗발치고 있다. 네이버엔 최근 리워드앱 마케팅을 활용해 연관검색어에 상호명이 걸리게 하는 방식을 제보하거나 불편을 호소하는 민원이 밀려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상업성 키워드에서 이상 트래픽이 늘어나고 이에 대한 사용자 신고도 증가하고 있어 현상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검색 결과 랭킹 등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자동완성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불편함이 없도록 서비스 품질 개선을 위한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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