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뇌사자 기증 신장 상태 파악하는 새 진단법 개발

입력 2024-08-06 15:31   수정 2024-08-06 15:32



국내 연구진이 뇌사자 공여 신장이 손상됐는지 등을 정확하고 빠르게 파악하는 방법을 개발했다. 이식의 성공률을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민상일 서울대병원 이식혈관외과 교수와 김도경 경희대 의대 교수팀은 신장이 망가지면 증가하는 시스테인 아미노산을 형광 분자 프로브(NPO)로 확인해 허혈성 신장 손상을 파악하는 방법을 개발헀다고 6일 발표했다.

뇌사자가 기증한 신장은 허혈성 신장 손상 위험이 높아 이식 전에 손상 정도를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기존에도 신장 기능을 평가하는 바이오마커가 있지만 급성 신장 손상 여부를 진단하는 정확도가 떨어졌다.

연구팀은 시스테인과 반응해 형광을 발산하는 NPO를 신장 기능 평가에 도입했다. 동물실험에선 허혈-재관류 손상 모델의 NPO 형광 강도가 정상 쥐보다 강하다는 것을 확인했다. 뇌사 기증자와 생체 기증자 소변 샘플도 확인했더니 뇌사 기증자의 소변에서 NPO 형광 강도가 생체 기증자 소변보다 강하게 나타났다. 뇌사 기증자 신장이 더 심각한 손상을 입었다는 의미다.

김도경 교수는 "앞으로도 형광 분자 프로브가 다양한 질병 진단에 폭넓게 활용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했다.

민상일 교수는 "NPO 프로브는 간단한 소변 샘플 분석으로 신장 손상을 평가할 수 있어 임상에서 쉽게 활용할 수 있다"며 "이식 후 수혜자 예후를 개선하고 폐기되는 기증 신장 비율을 줄이는 데 보탬이 되길 기대한다"고 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보건기술연구 개발사업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이식학회 국제학술지(Transplantation)' 최신호에 실렸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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