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인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와 롯데상사가 합병을 추진한다. 롯데웰푸드와 유지류 등 농축수산물을 수입·유통하는 롯데상사를 합병해 제조 원가를 낮추고 생산량을 끌어올리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두 회사가 합치면 연 매출 5조원에 이르는 대형 식품 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6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내달 롯데상사와 합병을 추진하는 태스크포스(TF)를 꾸릴 예정이다. 롯데웰푸드가 비상장사인 롯데상사를 흡수 합병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롯데상사 일부 팀은 지난 3월부터 서울 영등포 롯데웰푸드 본사로 출근해 양사 통합을 위한 기초 작업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상사는 버터, 마가린에 들어가는 유지원료와 호주·미국산 소고기 등을 수입해 국내에 판매하는 회사다. 롯데그룹 지주사인 롯데지주가 최대 주주로 지분 44.86%를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는 호텔롯데(지분율 32.57%)다. 지난해 매출 7191억원, 영업이익 148억원을 냈다. 전체 매출의 35.2%(2529억원)가 롯데웰푸드와 거래에서 나왔다.
롯데웰푸드가 롯데상사와 합병을 추진하는 것은 유지 식품 등의 제조 원가를 절감해 수익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롯데웰푸드는 2022년 7월 롯데푸드와 합병으로 덩치를 두 배 가까이(2021년 매출 2조1454억원→2023년 4조664억원) 키웠다. 하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곡물 가격 상승 등으로 원가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다소 낮아졌다. 롯데웰푸드의 매출원가율은 2021년 65.8%에서 지난해 72.2%로 높아졌다. 경제계 관계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통합 시너지 효과가 명확하지 않은 계열사 합병은 추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롯데웰푸드 사업 부문은 건과(제과), 빙과, 유지 식품, 육가공 등으로 나뉘는데, 특히 롯데상사에서 주로 원재료를 떼 오는 유지 식품 부문과 육가공 부문이 원가율 상승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겪고 있다. 지난해 유지 식품 부문은 빙과 부문보다 많은 매출을 올렸지만, 영업이익은 빙과 부문의 2.1%에 불과했다. 육가공 부문은 235억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두 회사가 합병하면 기존 원재료 유통 마진만큼 원가가 낮아져 수익성과 생산성을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다”고 했다.
증권가에서는 올해 롯데웰푸드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역대 최대인 4조1618억원, 2321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작년보다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31.1% 늘어난 수치다.
하헌형/최해련 기자
관련뉴스